휴대폰과 금융이 결합된 "모바일 금융시대"가 열리고 있다. 모바일 금융이 발달하면서 지갑의 두께는 더욱 얇아져만 가고 있다. 더 이상 지갑 속에 신용카드를 꽂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내 손안의 휴대폰이 신용카드를 대신한다. 모바일 금융의 발달은 은행서비스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이제 돈을 보내기 위해 굳이 은행을 찾거나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된다. 휴대폰 버튼만 몇 번 누르면 내가 원하는 계좌로 1분 안에 돈을 보낼 수 있다. 금융서비스망의 패러다임이 "은행창구->인터넷->모바일" 바뀌고 있는 것이다. -------------------------------------------------------------- ◆모바일 뱅킹,업그레이드=은행들은 그동안 휴대폰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간단한 금융서비스(예금조회,환율조회 등)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복잡한 입력단계(7∼16개)를 거쳐야 했고 소요시간도 길어 고객들의 불편이 컸다. 또 건당 70∼3백40원에 이르는 비싼 통신료도 내야 했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LG텔레콤과 손잡고 이같은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모바일 금융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향상시킨 '뱅크온(BankOn)서비스'를 시작했다. 뱅크온은 스마트칩이 내장된 휴대폰으로 계좌이체,조회,출금,대중교통요금 결제 등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뱅크온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국민은행 고객은 개인의 금융정보를 담은 스마트칩이 내장된 신형 019휴대폰(4개 종류,30만원대)을 구입해야 한다. 이 휴대폰을 통해 타행이체,계좌조회,수표조회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뱅크온 서비스를 이용하면 입력단계는 3∼4회,소요시간은 1분 내로 단축된다. 통신료도 기존의 10∼15% 수준인 건당 10∼30원에 불과하다. 뱅크온 서비스를 이용하면 휴대폰은 현금카드의 역할도 한다. 휴대폰을 은행자동화기기(CD,ATM) 적외선 감지부분에 갖다댄 후 자동화기기에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예금을 뽑을 수 있다. 이밖에 서울·수도권 지역에선 휴대폰을 교통카드처럼 쓸 수 있다. 국민은행과 LG텔레콤은 향후 서비스 영역을 신용카드 결제,로또복권 구매,공과금 납부,증권거래 서비스로 확대할 방침이다. ◆신용카드를 휴대폰 품안에=휴대폰을 활용한 결제방식도 대중화되고 있다. 지갑 속의 카드를 꺼낼 필요 없이 적외선 감지장치에 휴대폰을 갖다댄 후 버튼만 눌러주면 카드 결제를 끝낼 수 있다. 외환,우리,현대,신한,LG카드는 IC(집적회로)를 장착한 모네타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카드 회원은 IC칩을 011휴대폰 단말기에 끼워넣은 후 이마트 현대백화점 훼미리마트 등 전국 30만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결제시 휴대폰으로 회원의 비밀번호를 입력하기 때문에 분실에 따른 위험성도 낮다. SKT는 모네타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을 연말까지 44만개로 늘릴 방침이다. 모네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모네타 전용휴대폰을 구입해야 한다. 국민카드는 휴대폰과 적외선을 결합한 지불방식을 개발,'줍(ZOOP)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줍 카드는 019휴대폰의 플래시 메모리나 별도의 칩에 카드 정보를 저장한 뒤 휴대폰의 적외선 송수신 장치를 이용해 결제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휴대폰에서 결제 버튼을 누른 뒤 회원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결제를 끝낼 수 있다. 줍 카드를 이용해 카드결제를 할 수 있는 곳은 아시아나항공 발권창구,토니로마스,스타벅스,스파게띠아 등 전국 5만개 가맹점이다. LG카드는 KTF와 제휴,K머스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카드 회원은 IC칩을 전용휴대폰을 끼워넣은 후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전국 3만개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부정사용도 막는다=휴대폰을 잘만 활용하면 금융사고도 방지할 수 있다. 카드사들은 카드사용 내역을 회원의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SMS(쇼트메시지서비스)를 실시중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신용카드 도난,분실에 따른 부정사용을 막을 수 있다.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는 신용카드 사용장소와 해당 회원의 휴대폰 위치가 다를 경우 즉각 경보를 울려 피해를 원천적으로 막아주는 '부정사용 방지 서비스'도 시범 실시중이다. 이 서비스는 카드 매출발생 장소와 해당 회원의 휴대폰 위치가 다를 경우 매출전표에 특정 문자를 표시함으로써 가맹점에 주의를 촉구하고 회원에게는 신속히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 도난 및 분실 여부를 확인하게 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016과 018에 가입한 비씨 삼성카드와 KTF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중이며 효용성이 입증될 경우 일반 회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