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중국경제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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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 세계 명품이 모인 백화점, 여인들의 세련된 패션감각…. 상하이의 거리 풍경이다.
상하이를 찾은 외국인들은 그 모습에 감탄하고, 중국경제 발전에 놀란다.
그러나 경제에 완벽한 성장은 없는 법.화려함 뒤에는 오히려 중국경제의 진실에 가까운 또 다른 무엇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최근 만난 상하이증권보의 P기자는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준다.
그는 중국경제의 모순을 "一緊(쪼들리는 것 한 가지) 二快(너무 빠른 것 두 가지) 三難(어려움 세 가지)"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쪼들리는 것 한 가지(一緊)'는 에너지다.
올 여름 중국 19개 성(省)이 전력부족에 시달렸다.경제도시 상하이가 제한 송전을 해야했을 정도다.
중국의 고속성장은 세계 에너지 수급에 충격을 줄 요소다.
'너무 빠른 것 두 가지(二快)'는 은행대출과 지방정부의 난(亂)개발이다.은행은 부동산 등의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내고 있다.이미 불량채권율이 위험수위에 달한 은행에 신용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지방정부는 외자유치를 위해 산업단지를 무리하게 조성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난개발로 부동산 철강 화학 자동차 등에서 중복·과열투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어려운 것 세 가지(三難)'는 취업난, 농민수입 저조, 구조조정 지체 등이다.
중국은 도시 지역 실업률이 약 4.2%라고 밝히고 있지만 10%를 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추산이다.
도·농 소득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경제 발전은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소비는 턱없이 낮다.
그러다 보니 만성적인 공급과잉 현상이 악화되고 있다.
상하이의 화려함 뒤에는 '一緊, 二快, 三難'이 쌓이고 있다.
화려한 외면과 그 이면의 고질적인 문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균형적인 중국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