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이틀 연속 급등하면서 75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사자'가 집중된 삼성전자와 금융주가 10일 상승 증시의 주역이었다.


이날 증시에서 주목을 끈 대목은 '금융주 랠리(rally)'였다.


지난 수개월 동안 지속돼온 정보통신(IT) 위주의 외국인 매수세가 금융주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물론 지난 9월 중순 이후 금융주의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저가 메리트'도 작용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금융주 강세를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낙폭이 컸던 금융주의 강한 반등으로 미뤄보면 이번 조정은 마무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만간 전고점(775)을 돌파, 주가지수가 상승추세로 복귀할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 한국경제에 베팅한 외국인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이 거듭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6일간 무려 1조5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6월 이후 누적 순매수 금액은 11조원에 이른다.


지난 92년 증시개방 이후 가장 큰 매수강도다.


외국인 매수세의 주된 배경은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다.


한국도 IT업종을 필두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의 흐름을 탈 것이라는 외국인의 판단이 깔려 있다.


둘째는 미국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다.


특히 경기회복에 민감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 대만 등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로 돈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다.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 흐름이 지속되는 한 외국인 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확산되는 외국인 매수세


이날 외국인 순매수금액 3천8백54억원의 40%(1천5백52억원)가 금융주에 몰렸다.


전기전자업종의 순매수(1천2백억원)를 웃돌았다.


외국인이 본격 매수에 가담한 지난 5월말 이후 외국인의 금융주 매수비중이 IT주를 웃돈 것은 처음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편식증에서 벗어나고 있는 증거다.


이같은 외국인의 매수세 확산에 대해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외국인이 일부 종목을 골라 사는 것이 아니라 한국 시장 전체를 사는 말 그대로 바이 코리아 행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주는 통상 경기회복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경기가 회복되면 부실채권이 줄어들고 예대마진이 늘어나 은행실적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이런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의 공격적인 베팅은 국내 투자자들과 달리 내수경기의 회복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외국인 매수주문을 집중적으로 받은 UBS증권의 안승원 상무는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외국인은 한국의 내수경기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상무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억제 정책과 저금리 추세 등을 고려하면 그동안 증시를 이탈했던 국내 자금이 되돌아올 것으로 보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많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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