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에서 서울지방노동청 주관으로 열린 `청년실업 극복 2003 채용박람회'는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과 `취업 재수생'들이 대거 몰려 성황을 이뤘다. 모두 1천800명을 채용하는 이번 행사에는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금호그룹,대우건설, 한화 등 대기업 47곳과 우수중소기업 98곳이 각각 1~2개의 부스를 설치하고 청년 구직자들에게 상세한 취업 정보를 제공했다. 첫날인데다 이른 시간 탓인지 오전에는 구직자들이 많지 않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면접 준비까지 마친 정장 차림의 젊은이들이 5천여명 가량 몰려 부스마다 줄을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주최측은 이날 하루만 약 2만명의 구직자가 전시관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직자들은 주로 대기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서류 접수와 면접을 하기 위해 20~30분씩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지방 J대에서는 전세버스까지 마련해 단체로 박람회장까지 학생을 실어 날러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최모(23.여)씨는 "취업이 워낙 어렵다보니 주위 친구들은 대부분 휴학을 하고 어학연수를 떠났다"며 "일하고 싶은 분야가 있어 정보를 얻으려고박람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최근 개인 사정으로 직장을 그만 뒀다가 재취업을 위해 박람회를 찾은 윤모(28)씨는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취업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김모(28)씨는 "지금까지 기업 수시 채용이나 공채 때마다원서를 넣었지만 경쟁이 치열해 번번이 떨어졌다"며 "중소기업 쪽으로 눈을 돌려 올해는 꼭 취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대부분 한자릿수 인원만을 채용키로 해 구직자들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했다. 대기업 계열의 A사 관계자는 "이미 온라인 서류 접수 결과 채용 예정 인원의 20배가 넘는 인원이 몰렸다"며 "굳이 박람회에 참가할 필요는 없었지만 더 나은 인재들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부스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