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9일(이하 한국시간)시작한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출전선수 명단에서 빠진 배경과전망을 놓고 여러가지 추측이 무성하다. 일단 로스터 제외의 표면적인 이유는 김병현의 어깨부상. 김병현은 지난 5일 불펜 피칭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그레이디 리틀 감독은 7일 인터뷰에서 "몸에 이상이 있는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틀 감독은 또 김병현의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출전 여부는 다른 문제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몸상태에만 달려있다고 공언해왔다. 말 그대로 어깨 이상이 로스터 제외의 유일한 명분이라면 보스턴이 뉴욕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올라갈 경우 그때 몸상태에 따라 다시 출전선수 명단에 합류할 여지가 남아있다. 그러나 김병현의 부상은 대외적인 이유일뿐 손가락 욕설 파문과 뉴욕 양키스에대한 징크스가 이번 명단 작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스턴은 7일 경기에서 부상해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나 나올 수 있다는 외야수 자니 데이먼을 여전히 로스터에 포함시켰고, 오히려 백업 외야수 애드리안 브라운을 제외해 김병현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는 것. 김병현은 애리조나 시절이던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와 만나 4,5차전에서연속으로 9회말 2사후 동점홈런을 맞아 구원에 실패한 적이 있다. 리틀 감독은 "과거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올시즌에도 양키스전에서 방어율 5.14, 1승2패1세이브를 기록한 김병현을 쉽게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7월 보스턴 이적 후 방어율 5.57, 3승4패에 그쳤지만 양키스와의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으로 호투한 제프 수판이 김병현을 제치고 출전선수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양키스 징크스가 주된 이유였다면 김병현은 보스턴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경우역시 재기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만약 욕설 사건 등이 원인이 돼 출전선수 명단에서 빠진 것이라면 김병현은 월드시리즈는 물론 시즌 뒤에도 더이상 보스턴에서 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관중을 모독한 행위가 구단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데다, 디비전시리즈 탈락 위기에 있던 3차전때 김병현이 어깨통증을 이유로 등판을 거부했던사실도 좋지 않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일간지 보스턴 헤럴드는 7일 보스턴 구단 관계자들이 김병현의 예민한 성격이 문제이지 어깨상태는 별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여기에다 1차전 역전패의 책임을 모두 김병현에게만 돌리는 현지 언론의 보도와85년 동안 우승에 목말라했던 일부 극성팬들의 조급한 성화가 구단과 김병현 모두에게 큰 부담을 주었을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복잡성은 더해진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