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가재도구에 대한 경매가 2일 오후 서울 연희동 전씨 사저 주변 궁말 놀이터에서 실시됐다. 피아노 등 전씨가 사용하던 49개 품목에 대해 실시된 이날 경매는 오후 4시10분께 시작해 50여분 만에 끝났으며 총 낙찰가는 1억7천9백50만원에 달했다. 이는 법원에 제출한 전씨 재산목록에 기재된 총 감정가 1천7백90만원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이날 전씨 사저 주변에는 경매에 참석하거나 이를 구경하려는 시민 4백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경매는 전씨가 기르던 진돗개 2마리를 비롯해 텔레비전과 냉장고 피아노 등 49개 품목을 7∼10개씩 한 그룹으로 묶은 다음(총 7개 그룹) 그룹별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에게 낙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6백63만원의 시작가로 맨 처음 경매가 진행된 진돗개와 TV,냉장고는 4명의 응찰자가 경쟁을 벌인 끝에 경매 시작 15분 만에 김홍선씨(서울 은평구)에게 7천8백만원에 낙찰됐다. 김씨는 이어 대리인을 통해 서예 병풍(시작가 3백70만원)을 2천만원에,동양화류(시작가 1백90만원)를 2천50만원에 낙찰받아 모두 1억1천8백50만원어치를 구입했다. 30만원으로 시작한 '랭스필드' 골프채는 9백만원을 부른 조모씨(38)에게 넘어갔다. 도자기류(시작가 55만원)는 2천5백만원에 한모씨(41)에게,서양화류(시작가 3백60만원)는 1천2백만원에 장모씨(51)에게 낙찰됐다. 이날 경매에 참가한 김모씨(50)는 "전직 대통령이 사용하던 물건이 경매에 부쳐지는 게 무척 창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