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는 수출 호조와 수입 둔화에 힘입어13억9천만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여전히 10억달러에 육박해큰 부담이 됐다. 특허권.상표권 등의 사용료(로열티) 수지와 유학.연수 수지가 월별로 사상 최대적자를 기록해 경상수지의 새로운 '적'으로 부상했다. 전체 여행수지 적자폭은 외국인의 국내 입국자 수 급증으로 전월에 비해 약간개선됐으나 여행 지급은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수입 둔화속에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면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폭은 한국은행의 당초 전망(20억달러)을 크게 상회한 50억달러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 갈수록 확대되는 로열티 적자 8월 중 특허권.상표권.저작권.번역권.출판권.판매권.광업권 등의 사용료 적자는3억7천만달러로 전월(-1억4천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이 커졌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사상 최대 적자다. 이에따라 1∼8월 사용료 적자는 16억8천만달러로 작년 동기의 14억8천만달러에비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사용료 수지 적자는 지난 1995년 20억9천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1996년 22억5천만달러, 1997년 21억6천만달러, 1998년 21억1천만달러, 1999년 22억1천만달러, 2000년 25억3천만달러, 2002년 21억5천만달러 등으로 해마다 20억달러를 넘었다. 올들어서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이같은 적자 규모가 확대돼 지난 2000년의연간 사상 최대 적자 기록 돌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용료 수지 적자의 대부분은 특허권과 상표권 사용료가 차지하고 있다. 수출을 많이해 이익을 내도 이의 상당 부문을 기술.상표 선진국에 '상납'해야하는 구조로 수출채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원천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출이 증가하면 로열티 지급도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수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첨단산업의 기초기술이나 상표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여행지급 사상 최대 8월 중 여행수지 적자는 6억7천만달러로 전월의 6억9천만달러에 비해 적자폭이약간 줄긴 했지만 사상 2번째 적자 규모다. 특히 해외 여행자 수가 늘면서 해외 여행 지급(지출)은 10억7천400만달러로 전월(10억6천700만달러 지급)을 능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8월 여행수지 적자폭이 약간 감소한 것은 출국자 수가 전월에 비해 8.8% 증가해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외국인 입국자 수는 20.5% 급증해 증가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기유학 붐 등의 영향으로 유학연수 수지는 2억3천만달러 적자를 기록사상 최대 적자폭을 나타냈다. 이에따라 1∼8월 전체 여행수지 적자폭은 35억8천만달러로 확대됐고 서비스수지적자 규모는 62억7천만달러로 증가했다. ◆ 연간 경상 흑자 50억달러 안팎 전망 수출은 호조를 보인 반면 수입 증가폭은 둔화되면서 8월 경상수지는 13억9천만달러 흑자를 냈고 1∼8월 누적 흑자는 26억2천만달러로 확대됐다. 조성종 경제통계국장은 "9월에도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10달러 안팎의경상수지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1∼9월 누적경상수지 흑자규모는 36억2천만달러로 불어나 4.4분기흑자폭이 둔화된다고 가정해도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50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은의 당초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20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소비.투자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큰 희소식이다. 이에따라 한은은 내부적으로 경상수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4분기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의 수출이 워낙 호조였던 반사효과로 증가율이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여건은 여전히 좋아보인다. 증권투자와 함께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도 우리 경제에대한 외국인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고무적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5월이후 4개월만에 71억달러를 넘어섰고, 8월중 직접투자는 4억4천만달러로 작년 10월의 4억4천500만달러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많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