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들이 아시아~미주간 해상항로의 컨테이너 화물 운임을 내년에도 크게 올리기로 했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태평양운임안정화협정(TSA)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사장단 회의를 갖고 내년 5월부터 아시아발 미주행 컨테이너 화물운임을 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4백50달러(미주 동안 및 내륙은 6백달러) 인상키로 결정했다. TSA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태평양항로를 운항 중인 14개 선사들의 모임으로 매년 운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는데 구속력은 없으나 대다수 회원사들은 관행상 이를 따라왔다. TSA는 내년 6월15일부터 10월31일까지는 성수기 할증료로 FEU당 4백달러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TSA측은 성수기 할증료(3백달러)를 포함해 올 들어서만 화물운임을 FEU당 총 1천달러 올린 바 있다. 지난 7월부터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2백50달러 인상된 운임을 받고 있는 구주항로운임동맹(FEFC)은 오는 10월부터 1백50달러 추가 인상을 추진 중이다. 중동항로취항선사협의회(IRA)도 올들어 세차례에 걸쳐 TEU당 총 5백50달러를 인상하는 등 국제적 선사협의체들이 일제히 운임을 작년대비 20∼30% 올렸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내년에도 해상 화물량은 10%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선복량 증가는 7∼9% 증가에 그칠 전망이어서 향후 운임인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올들어 급격한 물동량 증가와 운임인상으로 3년만에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해운업계는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돌발변수가 없는 한 지난 상반기의 기록적인 실적을 3분기 이후에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7백70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39억원)보다 18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상선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8백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백54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