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트를 매개로 공범을 모집해 사채 업자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인터넷의 폐해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5일 사채업자 황모(45.광주 서구 화정동)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백모(22.광주 서구 화정동), 류모(23.부산 해운대구 반송동)씨를 긴급체포했다. 백씨는 범행을 혼자 저지르기에는 힘이 들 것 같아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연결된 류씨와 황씨를 살해했다. 그는 범행 한달 전 인터넷 모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인생 막바지에 온 사람 모집'이라는 제목에 `강도.살해할 용의가 있다. 징역 갈 생각도 있다. 뜻을 같이 할 사람에게는 3천만원을 주겠다'며 공범을 공개 모집했다. 이 글을 우연히 본 류씨는 카드 빚 200만원도 갚고 사무실도 하나 차릴 욕심에 백씨에 연락, 범행 당일 백씨를 만나 범행을 모의했다. 결국 숨진 황씨는 백씨에게 1천100여만원을 빌려주고 빚 독촉을 하다 일면식도 없는 백씨 등에게 참변을 당한 셈이다. 경찰에서 백씨는 "개인적으로 진 빚 1억3천만원을 갚을 방도가 없어 범행을 계획했다"며 "인터넷은 쉽게 연락할 수 있고 드러나지 않아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과거 범죄자들이 인터넷 카페에서 공범을 찾거나 범죄를 계획했던 것과는 달리 일반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이용한 것이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살인과 자살 등 인터넷을 매개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느나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인터넷 매개 범죄를 사전에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관련 사이트 운영자들의 감시와 신고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