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 정치권이 4당 체제로 재편된 이후 처음 치러지는 표결이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국정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회에 인준 협조를 요청했으나 원내 절대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부 기류가 찬반으로 엇갈리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노 대통령 협조요청=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쟁력 있는 사회로 가고,정부 혁신과 공직사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감사체계가 필요한 상황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마음먹고 추천했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나라당에 대해 "정치적 관점에서 감당하기 어렵도록 대통령을 공격한 것은 사실이나 정책에서는 협력을 해주었다"며 "제가 직접 국회에 갈 수는 없으니까 오늘 이렇게 특별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안 처리를 거론하면서 "법대로 하고 헌재 판결도 받아보고 싶은 고집을 부리고 싶었지만 남은 임기동안 정치적으로는 싸우더라도 협력이 잘 됐으면 하는 기대와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사임도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리 전망=청문특위 위원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3명의 의원 중 9명이 '부정적'으로 응답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평가가 인준안 부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열쇠를 쥐고 있는 한나라당은 행자부 장관 해임안을 부결시킨 지 얼마되지 않아 또다시 부결시킬 경우 '국정 발목잡기'라는 비난에 직면하는 등 정치적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자유투표로 기운 것도 이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홍사덕 총무는 "의원총회에서 청문회 결과를 보고받은 뒤 각 의원이 가부를 결정하겠지만,굳이 당론 투표를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해 자유투표 방침을 시사했다.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홍문종 의원은 당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윤 후보자가 감사원장을 맡기에는 자질이 미흡하지만 부결시킬 경우 여론의 역풍이 우려된다"며 통과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역시 찬반기류가 엇갈리고 있어 자유투표로 갈 가능성이 높다. 박상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에서 임명했다고 무조건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며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며 "권고적 찬성,자유투표,반대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환 정책위의장은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이며 감정을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인준 표결에 우호적 입장을 보였다. 이재창·허원순·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