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자영업자들이 업종을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불경기가 계속 되면서 기존 사업 매출이 밑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 창업자들도 불황 속에서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데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불황기에는 중저가 상품이 각광받는다는게 기본이다. 그러나 품질이 뒷받침되는 독창적인 아이템은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손님이 몰리게 마련이다. 불황의 한 가운데서 뜨고 있는 아이템으로 승부를 건 창업자를 소개한다. ----------------------------------------------------------------- 경기도 화성과 수원에서 숯불 곰장어(먹장어) 전문점인 '불티곰장어구이방'을 각각 운영하는 김현정씨(33)와 박신정씨(35). 둘은 동서지간이다. 막내 시동생인 경준수씨(32)도 직장을 그만두고 같은 사업에 뛰어들었다. 맏며느리인 김현정씨는 지난 5월초 맨 먼저 곰장어집을 차렸다. 김씨 남편의 주식투자 실패가 창업의 계기가 됐다. 주위에서 "먹는 장사가 이문이 많이 남는다"고 권유를 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곰장어구이집에 들렀다. 서민적이고 향수를 자극하는 곰장어구이가 불황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스쳤다. 창업비용이 적게 드는 점에도 마음이 끌렸다. 점포입지를 고르는데는 걸림돌이 많았다. 'A급' 상권에 있을 필요는 없지만 경쟁점이 너무 많으면 곤란했다. 친정집에서 도와주고 남편의 마이너스통장을 통해 대출받은 창업자금이 총 4천만원. 결국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현대아파트단지내 상가에 점포를 내기로 결정했다. 권리금 없이 임대보증금만 3천만원. 월임대료 1백10만원씩 내기로 계약했다. 부족한 자금 3천5백만원은 동업하기로한 제부(동생의 남편)가 메웠다. 5월초 '불티곰장어구이방 신영통점' 문을 열었다. 개업 첫날 전단지 8천장을 신문지에 끼워 돌렸다. 도우미를 활용한 떠들썩한 이벤트는 생략했다. 대신 첫날 모든 방문고객에게 1만원짜리 곰장어 한접시를 1천원에 제공했다. 80명이 번호표를 들고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개업날 곰장어 소비량은 무려 70kg. 홍보효과가 만점이었다. 손해를 본 것 같지만 손님들이 마진 높은 소주 맥주를 함께 시켜 오히려 남는 장사였다. 김씨는 "음식장사가 이런 거구나"하고 무릎을 쳤다. 주인이 안주 인심을 쓰게 되면 매상은 곱절로 오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주메뉴인 곰장어 한접시(5백g 기준)가 1만원. 3∼4명이 찾아와 곰장어 닭발 돼지껍데기 등을 소주와 곁들어 실컷 먹으면 객단가(1인당 구매액)는 3만∼3만5천원. 김씨는 "처음에도 돈이 될까 반신반의했는데 20팀 이상만 받으면 하루 매출 70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귀띔했다. 첫달 매출은 2천만원 가까이 올렸다. 원재료비, 주방아줌마 인건비, 친정언니 월급 등을 제하고 순이익이 7백만원에 달했다. 아랫동서 박신정씨도 수원시 장안구에 '불티곰장어구이방 천천동점'을 열었다. 15평짜리 점포를 여는데 창업비용이 7천만원 남짓 들었다. 박씨도 첫달 실적이 좋았다. 인근 성균관대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몰려든 덕분이었다. 첫달 매출은 2천5백만원. 본사 (02)2607-3344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