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3대 국책사업이 가닥을 잡았다. 정부가 19일 환경단체나 종교계 반대로 결정을 미뤘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구간과 경부고속철도 금정산.천성산 구간 및 경인운하 건설 등의 사업에 대해 `강행', `유보', `축소' 등의 결론을 내린 것. 정부는 사패산 구간에 대해서는 불교계를 설득, 공론조사 과정에 참여시켜 공사여부를 다시 결정하고 금정산.천성산 구간은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며 경인운하 사업은 수해방지용 방수로와 주변도로 공사만 마무리한 뒤 경제성 검토 등을 거쳐 추진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 구간 = 북한산 국립공원내 사패산을 터널방식으로 통과하는 4.6㎞ 구간이 핵심이다. 서울외곽순환도로 127㎞ 가운데 미개통된 일산-퇴계원 36.3㎞ 공사의 일부. LG건설 등 9개 민간업체로 구성된 서울고속도로㈜가 지난 2001년 6월 공사에 착수했으나 불교계와 환경단체 반대에 부닥쳐 같은해 11월 공사가 중단됐다. 일산-퇴계원 구간 공사는 용지보상 95%, 공사진도 16.5%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퇴계원(36.3㎞) 공사구간 가운데 터널 공사는 논란이 가장 심한 사패산을 포함해 노고산 2곳, 수락산, 불암산 등 모두 5곳. 노고산 1터널 공사는 90% 이상의 공정을 보이고 있고 수락산.불암산 터널은 당초 6월말 완공을 목표로 상당부분 공사가 진행됐으나 사패산 터널은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대안으로 기존 노선 이외에 의정부 북쪽으로 우회하는 노선과 북한산국립공원의 외곽으로 우회하는 노선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사업비가 엄청나게 늘어날 뿐 아니라 사업기간도 3-5년 지연되고 국립공원 훼손면적이 더 늘어나며 도로로서의 기능도 떨어진다는 게 건교부 주장. 기존 노선이 최적안이라는 시행사 및 건교부 입장과 수도공간 훼손, 국립공원보호 등을 위해 대안노선을 찾아야 한다는 불교계 입장이 첨예하다. ◆경부고속철도 금정산.천성산 터널 공사 =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인 대구-부산 신선 건설(118.3㎞) 구간의 일부로 경남 양산시 천성산(원효터널)과 부산 금정산(금정터널)에 각각 13.2㎞, 12.5㎞의 터널을 설치하는 공사. 금정산 구간은 지난해 7월 공사가 발주됐고 천성산 구간은 같은 해 11월 공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설계 작업에 들어갔지만 불교계, 환경단체의 반발로 지난 3월 이후 대구-부산 구간의 공사발주가 전면 중단됐다. 이후 정부는 지난 5월 국무총리실에 노선재검토위원회를 구성, 노선을 재검토키로 했고 위원회는 지난 7월 검토보고서를 총리실에 제출했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공사는 당초 지난해 조기착공으로 2008년까지 공기가 2년정도 앞당겨지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금정산.천성산 구간 공사가 난항을 겪으면서 2010년 완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불교계는 고속철도 노선이 금정산 지하 200-400m 구간을 터널로 통과하도록 계획되면서 부산시 금정구에 위치한 범어사와 1.5㎞까지 접근해 소음.진동 등으로 승려들의 수행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고 주변환경 훼손도 우려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천성산 구간의 경우도 고속철도가 울산시 울주군과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가지산도립공원을 터널로 통과하도록 설계되면서 공원내 천성산 일원 380-440m 폭의 고산 늪지의 자연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고 터널굴착에 따른 늪지 지하수 고갈, 내원사의 수행 환경 저해 등의 우려가 제기돼 왔다. ◆경인운하 = 인천 서구 시천동(서해)에서 한강을 따라 서울 강서구 개화동 행주대교에 이르는 18㎞ 구간을 폭 100m, 깊이 6m의 수로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당초2000년 10월 착공해 2004년 1단계 사업을 끝낸 뒤 2007년 완공될 예정이었다. 사업비는 총 1조8천429억원으로, 이중 정부가 4천382억원을 지원하고 민간에서 나머지를 조달할 계획으로, 사업은 수자원공사와 현대건설 등 9개 출자사로 구성된 경인운하㈜가 맡고 있다. 건설교통부 등은 경인운하를 건설할 경우 ▲인천.부천.서울 등 굴포천유역의 상습 홍수피해를 막을 수 있고 ▲인천항의 만성 체선을 줄이고 수도권 신규 항만 화물수요를 흡수할 수 있으며 ▲운하라는 저렴한 수송로를 제공함으로써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배 수준인 물류비를 대폭 절감,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한강 본류 및 쓰레기 매립지의 오염물질 유입에 의한 부영양화로 생태환경이 열악해지고 운하 이용시 오염수 유입에 따른 심각한 적조현상이 생길 수 있으며 특히 홍수시 운하 퇴적물이 일시에 바다로 유입돼 어장이 황폐화될 수있다고 지적해왔다. 경인운하 사업 일부로 인천 계양구 선주지동(굴포천)에서 서구 시천동(서해) 구간에 폭 20m, 깊이 20m, 길이 14.2㎞의 배수로를 건설하는 굴포천 임시 방수로 공사는 지난해 6월25일 완공됐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류성무기자 keykey@yonhapnews tjd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