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이 언제쯤 증시로 돌아올까.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까지만 해도 내수경기가 되살아 것으로 예상됐던 올 3분기 중이라고 서슴없이 답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내수경기의 회복조짐이 보이지 않자 기대했던 자금 유입은커녕 증시에서 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동원증권은 19일 '주식시장 자금유입 가능성 점검'이란 보고서를 통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통계적으로 일반인 자금의 증시 이동은 주가에 2개월 정도 후행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4월 이후 이달 초까지 9조원이 넘는 돈이 빠져 나갔다. 실질고객예탁금이 6조원 줄어들었고 주식형 펀드 및 주식혼합형 펀드 수탁고가 3조3천억원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중 외국인 순매수 금액 9조원이 고스란히 증시를 빠져 나간 셈이다. 최형준 동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에 비례해 경기 회복이 뒤따라가지 못한 데다 지난해 가계의 자금사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최근 자금흐름의 배경을 설명했다. 가계의 금융부채는 주택 매입 및 소비 지출 등으로 지난 한햇동안 1백3조원 급증했다. 빚이 이처럼 늘어난 결과 일반인의 주식매수 여력은 떨어졌다. 반면 부채상환 압박이 심화되면서 주식 매도에 나선 것이다. 보고서는 따라서 증시로 일반인 자금이 이동하려면 가계의 부채 구조조정과 함께 경기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가계대출 감소 및 연체율 하락 등 올들어 가계의 부채 구조조정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돼 일반인의 자금여력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억제 대책,저금리 정책 등으로 시중부동자금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최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회복 추세와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을 감안하면 국내 경기도 4분기 중 바닥을 탈출할 공산이 크다"며 "내년 초에는 증시에 개인의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