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가가 3일째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매도로 일관하던 개인들이 주식을 사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조짐을 보이는 셈이다. 개인의 투자자금 유입을 고대하던 시장의 희망섞인 기대가 고개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따라 개인이 주식을 산다면 어떤 종목을 살 것인 지에 관심이 쏠린다. 구체적으로 경기민감주를 우선 매수할 것이란 관측과 우량가치주를 살할 것이란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기민감주는 외국인이 뒤를 받치고 있는 시장 선도주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우량가치주는 그동안 주가가 오르지 못했고,경기가 회복될 경우 상승탄력이 클 것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주식을 사야할 지 말아야 할지,산다면 선도주인 경기민감주를 매수하는 게 옳은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못오른 우량 가치주를 잡아야할 지 이래저래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경기민감주가 먼저 그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이 부담을 준다. 삼성전자가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것을 비롯해 전기전자업종이나 기계업종 주가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 종목도 다른 나라 시장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증시는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는 8.4배로,지난 88년 이후 평균 PER인 12.8배보다 낮다. IT분야 역시 평균 12.1배보다 아래인 10.6배에 불과하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한요섭 선임연구원은 "상반기에 비용절감 효과로 인한 이익이 늘어났다면 하반기부터는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며 "경기민감주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느끼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우량가치주가 더 매력적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면이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 경기회복추세가 나타난다면 하반기에 주가가 크게 오를 수도 있다는 논리다. 농심 현대백화점 가스공사 등 우량가치주는 그동안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부정적 인식과 △외국인 중심의 시장구도 아래서 악화된 수급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동안 시장은 철저히 외국인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외국인 선호주만 주가가 올랐다. 외국인은 특히 특정 종목만을 매수,시장을 양분시켰다. 지난 5월부터 8조7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20개 종목에 전체 매수금액의 84%를 쏟아부었다.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종목은 실적이 좋건 나쁘건 관계없이 주가가 오를 수 없는 구도였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오현석 연구위원은 "외국인 매수가 지속된다는 가정아래서 보면 삼성전자 등 IT주가 매수대상 1순위인 것은 틀림없다"며 "그러나 개인들이 사기에는 체감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에서 가치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의 햇살이 비친다면 가장 빛날 수 있는 종목이 내수 우량주라는 말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