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는 이번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한국측으로부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제의를 받은 데 대해 현 단계에서는 일본-멕시코 FTA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각료회의에 참석한 한국정부 대표단 관계자들이 15일 밝혔다. 멕시코 WTO 협상단은 한국과의 FTA 체결 문제와 관련해 멕시코 기업들 사이에 한-멕 FTA 체결에 공감하는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므로 먼저 민간분야에서 FTA 체결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혀 아직은 정부 수준에서 FTA 협상을 시작할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재차 밝혔다. 최근 한국 정부는 멕시코와 FTA 체결을 적극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멕시코는 5차 WTO 각료회의가 열린 멕시코 칸쿤에서 각료회의 폐막에 곧이어 16일부터 제10차 일-멕 FTA 실무회의를 개최한다. 멕시코측은 일본과의 FTA 협상이 일정 대로 추진될 경우 비센테 폭스 대통령이 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일본을 방문해FTA 양해각서(MOU)를 체결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멕시코와의 FTA 체결과 관련, 내년 하반기 협정 발효를 목표로 연내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멕시코 경제일간지 엘 피난시에로가 이날 보도했다. 일본측은 비농업부문의 경우 99.9%의 개방을 제안하고 있으며, 금융부문 진출을 통해 멕시코 투자 일본기업들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일본측의 철강 관세인하 요청과 멕시코측의 돼지고기 수입개방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협상 진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멕시코는 모든 제품에 대해 10년이내에 관세를 전면 철폐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자국산업 보호를 이유로 돼지고기와 피혁제품을 FTA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으로서는 멕시코와 FTA를 체결할 경우, 지난해 1월 싱가포르와 양국간 교역품의 98%에 대한 수출입 관세 철폐를 내용으로 한 협정 체결 이후 두 번째가 된다. 일본은 필리핀, 한국, 대만 등 다른 나라와도 비슷한 FTA를 추진하고 있다. (칸쿤=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