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학교 발전계획을 앞다퉈 업그레이드 중이다. 교육시장 개방과 대학간 경쟁 가속화로 지난 90년대 만들었던 발전계획을 학교 실정에 맞춰 차별화시키고 있다. 몇몇 대학은 정년보장 교수 숫자를 줄여 교수들의 경쟁을 유도하고 대규모 자금을 건물 신축에 쏟아붓는 등의 과감한 개혁과 투자방안을 내놓고 있다. 성균관대는 지난달 말 기존 발전계획인 '비전 2010'(97년)을 대폭 보완한 '비전 2010+'를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2010년까지 미국 대학 50위권 수준의 연구력을 갖추기 위해 교수 채용을 늘려 현재 교수 1인당 35∼40명에 이르는 학생 수를 2010년까지 25명 수준으로 낮추고 정년보장 교수 비율을 1백%에서 70%로 감축한다. 30명선인 외국인 교수를 1백명선으로 늘리고 영어강좌 비율도 30%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2학년까지 기숙학교 형태의 학부대학을 만들어 학사를 스파르타식으로 관리키로 했다. 서정돈 성균관대 총장은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위기 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 세계적 명품 브랜드 대학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숭실대는 지난 3일 '교육환경이 대학의 경쟁력'이라는 모토의 발전계획을 내놓았다. 숭실대는 이에 따라 앞으로 7년간 1천4백억원을 들여 형남기술관 등 5개 건물을 신축하고 전 캠퍼스를 리모델링해 호텔같은 청결한 캠퍼스(Hotel), 안전하고 편안한 캠퍼스(Hospital), 집처럼 아늑한 캠퍼스(Home)를 구현할 방침이다. 고려대는 올 초 어윤대 총장이 취임한 이후 발전계획을 전면 재수립했다. 기존의 '고대비젼 2005'를 '글로벌 고대 프로젝트'로 이름과 내용을 전면 수정했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고려대는 내년부터 해외 유명교수 50여명을 초청, 여름방학 때 '인터내셔널 섬머스쿨'을 열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전세계 5개 대학에 고려대의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2005년까지 영어강좌 비율을 30%로 높이고 매년 1백20명의 교수를 충원해 교수 1인당 학생 수 16명을 달성키로 했다. 이밖에 서울대는 지난달 20일 '2002∼2011년 서울대학교 장기발전계획'을 평의원회에서 통과시켰고 연세대는 지난 5월 교무회의에서 '연세 21세기' 4단계 발전계획을 확정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난 90년대 발전계획 수립이 유행처럼 번질 때 대학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최근 대학별로 발전계획이 특성화ㆍ차별화되고 추진계획도 구체화되는 등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