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배당주를 사 모으라'는 말이 있다. 통상 12월 결산법인들의 결산월을 3∼4개월 앞둔 시점부터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9월 중순에서 10월초 쯤을 적기로 꼽는다. 투자에 소극적이고 위험을 회피하는 사람도 올 가을이 가기 전까지 배당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과 함께 시중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배당투자 메리트 증가=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배당투자 매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대,은행 수신예금금리는 3%대에 그치고 있는 데 반해 이미 거래소 50여개 종목이 4%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것이 대우증권 분석이다. 이 중 30개 종목은 이미 2000년부터 시중 금리를 초과하는 배당수익률을 올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IMF사태 이후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잉여 현금흐름이 증가하고 재무구조가 견실해졌다는 점도 배당 투자의 매력을 높여준다.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기에서 안정성장기로 접어들면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설비투자 부담이 줄어들어 기업들이 여유 자금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들의 배당 여력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평균 배당률과 함께 배당금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의 평균배당률은 2000년 13%에서 2001년 14%,지난해엔 17%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대우증권 오호준 연구원은 "2000년부터 가을에 배당을 많이 하는 주식을 사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이 수치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지수내 종목에 우선 관심=최근 배당지수 산출이 시작되면서 배당 투자에 대한 접근은 더욱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배당지수를 이용한 각종 펀드,ETF 등의 출범이 고배당주에 대한 매수 여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Oil KT&G LG전선은 배당지수내 대표적인 배당투자 유망주로 꼽힌다. 최근 3년간 꾸준히 높은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인데다 올해도 배당수익률이 지난 8월말 현재 6%를 상회한다. 시중 예금금리의 두 배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풍산 부산은행 한국가스공사 LG애드 LG건설 대구은행 LG상사 등도 배당수익률이 5%를 넘는 종목들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징적인 것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이 배당 투자에서도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대우증권 이주상 연구원은 "지난해에 배당을 많이 했더라도 일단 올해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올해 실적이 우량한 고배당주에 대해선 최소한 내달초까지는 투자를 해야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