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와 중진의원들이 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가진 의원연찬회에서 '총선 물갈이론'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60세 용퇴론'에 대해 중진과 재선,소장파 의원들이 간접적으로 논쟁을 벌이기는 했으나 소속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시돋친 설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연찬회에선 '5,6공세력 퇴진론'이 도마에 올랐다. 원희룡 의원과 권오을 오세훈 남경필 권영세 박종희 이성헌 정병국 심규철 의원 등 '소장파 9인방'은 전원이 나서 '5,6공세력'을 퇴진 대상으로 규정했고,중진 의원들은 "60대 용퇴론과 다름없는 주장"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먼저 오세훈 의원은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를 위해서는 먼저 5,6공 군부독재의 이미지로 덧칠된 당에서 어둡고 음습한 부분을 털어내야 한다"며 "5,6공화국의 탄생과 인권신장에 역행하는 역사적 과오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선배들은 용퇴해달라"고 포문을 열었다. 남경필 의원은 "5공 정권에서 정치를 시작해 그 중심에서 6공을 지나며 지난 20여년 동안 정치를 이끌어 온 선배님들께 아름다운 용퇴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병렬 대표를 거명하며 "지역구에서 용퇴하기를 충심으로 바란다.진취적인 20대 여성(젊은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안상수 김문수 홍준표 의원 등 재선그룹은 "5,6공에 참여했다고 모두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역사의 단절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그러나 "물갈이 원칙에는 찬성한다"며 △강남 7개지역구 후보교체 △영남지역구후보 대폭교체 △전국구후보 신인으로 교체 △당대표와 총무,공천심사위원 등 비강남,비영남 지역구출마 △지역구 세습공천 금지 등 '정풍운동'방안을 제시했다. 중진 의원들도 "5,6공에서 어떤 일을 했느냐를 따지지 않고 모두 물러가라는 주장은 공산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강성구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어항의 물을 갈아도 조금씩 천천히 갈아야 물고기가 죽지 않는다"면서 "나이를 선택 기준으로 제시하는 것은 세대갈등을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