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만납시다." 전세계 1백74개국의 젊은이들이 참가해 '하나가 되는 꿈(Dream for Unity)'을 기원하며 젊음을 마음껏 발산했던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가 31일 폐회식을 갖고 11일간의 레이스를 모두 마감했다. 한국은 중국 러시아에 이어 종합 3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성적(95년 후쿠오카대회 종합 5위)을 거뒀다. 한국 남자배구는 이날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최종일 남자배구 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6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은 숨막히는 풀세트 접전 끝에 일본에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한국의 남자배구 우승은 지난 97년 시칠리아대회 이후 6년 만이며 통산 4번째다. 이로써 한국은 금 26,은 11,동메달 15개를 기록,2위 러시아(금 26,은 22,동 34)에 간발의 차이로 뒤졌지만 4위 우크라이나(금 23,은 15,동 17)의 막판 추격을 따돌렸다. 한국은 태권도에서 16체급 중 10개의 금메달을 독식했고 전략종목 양궁과 유도에서도 각각 5개와 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중국은 이번 대회 다이빙에 걸린 금메달 10개를 휩쓰는 등 금 41,은 27,동메달 13개를 획득해 대회 2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북한은 금 3,은 7,동메달 3개를 수확해 종합 9위에 올랐다. 한편 만년 비인기종목으로 설움을 받았던 한국 체조에서 양태영(23·경북체육회)은 기계체조 남자단체전과 개인종합 우승에 이어 지난 30일 열린 종목별 결승에서 링과 평형봉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해 대회 4관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역대 국제종합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은 86년 서울아시안게임 때 테니스의 유진선,양궁의 양창훈 이후 처음이다. 양태영은 이날 링 결승에서 9.7점을 기록해 중국의 동젠과 공동 금메달을 획득한 뒤 평행봉 결승에서도 9.6점으로 예르나르 예림베톤(카자흐스탄)과 공동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로써 양태영은 다이빙의 위민샤(중국),리듬체조의 이리나 차시나,수영의 유리 프릴루코프(이상 러시아),야나 클로츠코바(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대회 최다관왕에 올랐다. 양태영은 또 마루운동에서 은메달,도마에서는 동메달을 추가하며 모두 6개의 메달을 휩쓸어 한국 스포츠 사상 한 국제대회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친동생인 양태석(한체대)은 철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 다이빙에서 권경민(경희대)-조관훈(용인대)조가 남자 싱크로플랫폼 결선에서 값진 동메달을 추가했다. 북한의 여자축구는 일본과의 결승에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은 끝에 3-0으로 승리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 5경기를 치르면서 27골을 터뜨린 반면 단 1골도 허용하지 않는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