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라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아네테로 간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3.삼성전자.2시간7분20초)와 `차세대 에이스' 지영준(22.코오롱.2시간8분43초), `재기의 마라토너' 김이용(30.구미시청.2시간7분49초),기대주 이명승(24.삼성전자.2시간13분42초) 등 마라톤 드림팀 4명이 30일 저녁 9시20분(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2003파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 출격한다. 파리 시청에서 출발해 오페라하우스, 콩코드광장, 샹젤리제거리, 개선문, 에펠탑 등 파리 시내 관광명소를 돌아 주경기장 생드니스타디움으로 골인하는 42.195㎞의 이번 레이스에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105명의 철각들이 총출동해 월계관을 다툰다. 한국은 마라톤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달에도전하고 있다.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 93년 슈투트가르트대회 마라톤에서 김재룡이 2시간17분14초로 기록한 4위. 선수단에 따르면 생애 31번째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이봉주는 "뉴질랜드와 이탈리아를 거치며 총 2천㎞가 넘는 훈련을 소화했다. 지금 컨디션은 98% 수준으로 역대 어느 대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봉주는 지난 95년 예테보리대회에서 22위에 그쳤고 2001년 에드먼턴대회에서는 부상으로 31㎞ 지점에서 레이스를 멈춰 생애 첫 중도 기권의 아픔을 맛봤다. 이미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메달을 딴 이봉주는 세계선수권대회 무관의 한을 풀고 최종 목표인 내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자신의 마라톤 생애를 완성하겠다는 야심을드러냈다. 이봉주의 강력한 경쟁자로는 디펜딩 챔피언 게자행 아베라(27.에티오피아.2시간7분54초), 출전 선수 중 최고기록 보유자 마이클 로티치(25.케냐.2시간6분33초), 스페인의 훌리오 레이(31.2시간7분27초), 홈 코스의 베노아 제트(27.프랑스.2시간6분36초), 이탈리아의 베테랑 스테파노 발디니(32.2시간7분29초) 등이 꼽히고 있다. 이봉주는 이중 숙적 아베라와는 역대 전적 2승3패를 기록하고 있어 이번이 동률을 만들 절호의 기회다. 이봉주는 이번 레이스 출전 선수 중 올 시즌 기록으로는 10위, 통산 기록에서는6위에 올라 있다. 이번 레이스는 파리의 폭염이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오후 시간대에 스타트를 끊는데다 세계선수권에서는 전통적으로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2시간11~12분대에서 우승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뛸 때마다 기록을 바꾸는 차세대 간판 지영준은 4번째 풀코스 출전이자 생애 첫 세계선수권 도전을 앞두고 "기록보다는 순위다툼이 될 이번 레이스에서 35㎞지점까지 선두권을 유지한 뒤 막판 스퍼트로 3위 이내 입상을 노려보겠다"며 의욕을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