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불투명 ‥ 2분기에 바닥 쳤다더니…7월 산업생산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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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첫달인 7월에도 생산과 투자 소비가 모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자신있게 내세웠던 2분기 바닥론을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분기 회복도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월에도 노사분규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잇단 폭우로 건설경기 등이 타격받을 가능성이 있고 9월에는 다시 장기간의 추석 연휴가 기다리고 있어 3분기 경기회복도 난망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설비 투자가 급감하면서 총체적인 성장기반 침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최근의 경기는 그나마 수출로 끌어가는 형국인데 내수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오는 4분기까지 큰 기대를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 3분기도 바닥 아니다
정부는 7월 산업생산이 급감한 주요인으로 현대차 파업을 들고 있다.
워낙 자동차 생산이 급감(-30.3%)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를 제외하더라도 7월중 산업생산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3.5%에 그쳤다.
같은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6월(6.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는 반도체 생산이 25.2%나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를 제외한 전체 산업은 오히려 갈수록 침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볼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경기 침체가 8∼9월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데 있다.
이미 8월중 기아자동차 파업과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자동차 가전 시멘트업종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잦은 비로 인해 건설업과 농업 부문의 생산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9월 중에는 예년보다 2,3일이나 긴 추석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주5일제와 더불어 이완된 사회분위기가 작업현장의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행정자치부가 공무원에 대해서도 5일 휴일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부분의 제조업체도 짧게 잡아서 5일 휴무를 실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석 경기가 의외로 싸늘한 것이 벌써부터 9월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 투자 급감, 성장기반 붕괴
7월의 설비투자 감소율 11%는 경기가 최악이었던 2001년 8월의 -17.9% 이후 23개월만에 최악의 수치다.
올들어 1분기 -3.4%, 2분기 -3.7%에서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잠재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설비투자 부진은 당장 산업생산능력 하락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2000년 생산능력을 100으로 잡았을 때 지난 7월의 생산능력은 109.3에 불과했다.
지난 3월 109.6을 기록한 이후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생산능력의 전년대비 증감률도 지난 3월 4.1%를 기록한 후 4월 3.9%, 5월 2.9%, 7월 2.6%로 떨어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이대로 가다가는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밝힌 '내년중 5% 잠재성장률 회복'도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투자수요를 회복시키기 위한 여건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