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분의 1m 크기의 나노 영역을 다루는 나노기술(NT) 시대가 열리고 있다. 2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제1회 국제나노산업전시회 및 전시회"(나노코리아 2003)에서는 나노 데이터저장장치,탄소 나노튜브,고강도나노소재,나노분말 등 나노 소재 부품 등이 대거 선보였다. LG전자기술원(원장 이희국)은 데이터 저장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나노 데이터저장장치를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김유승)은 고강도 나노구조 코팅기술을 발표했다. 일진나노텍과 나노텍은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탄소 나노튜브와 나노분말을 각각 선보였다. 석경에이티는 광통신부품용 나노분말 제조기술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나노기술 수준이 아직까지는 미국 일본의 20∼30%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나노기술 종합발전 계획' 등을 마련,2010년에 가서 나노 분야의 5대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국내 나노기술 개발 현황=간단한 나노 재료를 적용시킨 TV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나노입자를 이용한 기능성 화장품 등 생활용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반도체 신소재 생명공학 등에 활용되는 첨단 나노기술도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삼성SDI 등은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두께와 전력 소모를 대폭 줄일 수 있는 평면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부산대 김복기 교수 팀은 최근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해 현존 섬유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은 초고강도 섬유를 개발,네이처지에 소개했다. 박준택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홍찬선) 교수팀도 탄소와 금속을 혼합한 나노입자 기술을 개발,새로운 전자재료 제조에 전기를 마련했다.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은 기존 반도체보다 기억용량이 1천배 이상인 테라급 메모리 소자 개발에 나서고 있다. 나노급 회로설계 기술,고강도 나노소재 등도 개발되고 있다. ◆나노 관련 시장 전망=반도체 등 첨단 전자재료 분야가 가장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 나노튜브는 이미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반도체 재료로 관심을 끌고 있다. 탄소 나노튜브가 본격 활용되면 반도체의 기억용량을 기존 제품보다 1만배 이상 늘릴 수 있게 된다. 기존 반도체 칩 크기의 30분의 1에 불과한 초소형 칩도 3∼5년 안에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소형 칩은 원자 수준의 실리콘 나노 회로 전선들로 구성된다. 나노기술을 활용하면 나노전선의 폭을 기존(90nm)의 30분의 1인 3nm로까지 줄일 수 있게 된다. 5년 정도 후에는 특정 세포에 직접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나노캡슐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인체 안을 돌아다니는 나노 로봇도 머지 않아 개발될 전망이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