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들이 경기회복을 위해 총력전을 펴는 지금 중국에서는 경기과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소비가 급증하고 기업의 과도한 투자가 지속되면서 통화량도 급증하자 정부가 경기진정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고조되는 경기과열 징후=지난 7월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급증,올 들어 가장 많이 늘었다. 특히 자동차 판매가 85% 폭증하고 통신기기 판매량도 57% 늘어나는 등 과소비 경향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데 따른 것으로 지난 6월 말 현재 중국의 총통화(M2)증가율은 20.8%로 지난 9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통화증가율이 경제성장률(상반기 중 8.2%)을 6∼7%포인트 웃돌 경우 경기과열 단계로 보고 있다. 기업의 투자도 과잉 상태다. 스위스 크레디보스턴은행의 중국경제 전문가인 타오둥(陶冬) 박사는 "중국의 상반기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32.8%에 달했다"며 "중국 경제는 3∼4년 후 심각한 과잉투자 부작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업이 투자자금을 은행에 의존하면서 금융불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말 현재 금융권의 총 대출액은 약 16조위안(1위안=약 1백45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2% 급증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리양(李揚) 교수는 "대출 확대로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의 과잉투자를 단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대출 억제 등 경기 진정에 나선 정부=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일부 산업의 과잉투자 및 금융권의 대출 확대가 경제위기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저우 총재의 발언 직후 부동산 분야 은행대출을 크게 제한하는 내용의 부동산시장 조정정책을 발표했다. 또 정부의 국가발전계획위원회는 지난달 말 철강 자동차 건자재산업의 합리화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특히 이 분야 투자액 중 50∼60%가 은행자금이라는 점에 주목,대출제한 조치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대학 중국경제연구소 자오샤오(趙曉) 교수는 "지난 6년 동안 내수부양을 위한 경기확대 정책을 추진해온 중국이 이제는 경기과열 문제에 직면했다"며 "중국의 경제정책은 지금 중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