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분규에 시달리는 사립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재정상태가 부실해진 사립대학들이 많아진데다 최근 들어선 입학생부족,휴학생 급증 등으로 등록금 등 수입이 격감하는 대학들이 늘어나면서 경비 절감을 위해 정규직채용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임시·일용직(비정규직) 위주로 직원 채용 방식을 바꾸는 추세다. 이로 인해 정규직들은 노동환경악화,인사적체 등을 이유로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고 대학에 따라선 전체 교직원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대해진 비정규직들은 정규직 전환을 놓고 대학측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홍익대 노동조합은 지난 6월부터 직원 채용과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천막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대 노조 최병윤 위원장은 "지난 9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학생수는 1만여명에서 1만7천여명으로 늘었지만 교직원 숫자는 제 자리에 머물러 노동강도가 한계에 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사학법인 연합회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사학재단마다 재정형편이 급격하게 나빠진데다 최근 들어선 휴학생이 급증하는 등 대학의 수입구조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않고 있다"면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싶어도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숭실대도 지난 97년 이후 6년째 교직원을 충원하지 않아 정년퇴직 명예퇴직 등으로 27명이 자연 감소했으나 계약직 8명만 뽑았다. 대학들의 인력 감축 추세는 교육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2003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사립대학수는 2002년 1백37개에서 2003년 1백43개로 늘었지만 사립대 교직원(교수 제외)은 1만8천8백3명에서 1만8천6백70명으로 줄었다. 교수의 경우 2002년 3만2천5백45명에서 2003년 3만3천3백48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노사분규 원인도 바뀌는 양상이다. 90년대엔 재단비리,총장전횡 등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엔 노동시간 단축,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인사·승진 적체해소 등이 주로 부각되고 있다. 올 들어 홍익대를 비롯해 아주대 숭의여대 한라대 서울예술대 등이 대부분 이같은 갈등요인으로 인해 파업등 노사분규를 겪었거나 아직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한정이 정책국장은 "IMF 이후 비용감축을 위해 교직원을 뽑지 않아 대학 교직원 평균나이가 43세에 달한다"며 "이로 인한 인사적체,업무강도 강화,고령화 등이 사학의 노사분규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