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6개월만에 청와대 비서실 조직을 세번째 손댔다. 지난 2월 정권출범 때를 포함해 참모에 대한 인사도 세차례나 했다. 이러다보니 6개월만에 일부 참모들은 세번째 보직을 받았다. 이병완 신임 홍보수석은 정책기획조정-정무기획을 거쳐 홍보 책임자로,신봉호 비서관은 정무기획-정책기획조정-정책조정 업무로 자리가 바뀌었다. 청와대측은 "앞으로도 요인이 생기면 인사나 조직개편은 언제든지 한다"고 밝히고 있어 언제 또다시 개편이 나올지 알 수 없다. 노 대통령이 조직개편안과 인사를 최종 결정(결재)한 것은 지난 14일 오후.이때부터 비서관들의 자리이동 내용은 즉각 흘러나왔으나,최도술 총무비서관의 사퇴는 17일 전격 발표됐다. 최 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지역구를 물려받으면서,청와대에서 가장 먼저 부산출마를 밝힌 이해성 전 홍보수석과 보조를 맞출 예정이다. 최 비서관의 사퇴에 대해 이 신임홍보수석은 17일 "오늘 발표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386보좌진 등 노 대통령의 측근들은 핵심요직을 더 많이 맡았다. 천호선 참여기획비서관,서갑원 의전비서관,김현미 국내언론비서관이 각각 정무수석실에 나란히 배치되면서 386참모들이 여야 정당과 사회단체를 담당하는 창구가 됐다. 그러나 이를 보는 여야 간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의전비서관,국정홍보비서관,국내언론비서관에 비서실 내부의 정만호·송치복·송경희씨를 각각 임용한 것에 대해 "'한번 쓰면 계속 간다'는 노 대통령 특유의 인사방식"이라는 해석도 있다. 특히 송경희 전 대변인의 인사는 본인 희망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제1부속실장 자리는 양길승 전 실장의 후임을 임명하지 않아 정만호 의전비서관 역할이 전보다 더 커졌다. 함께 공석인 총무비서관과 달리 이 자리는 당분간 비워둔다는 게 노 대통령의 생각이다. 행정부서와 경제계의 관심은 정책실에 좀 더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정책실의 정책기획조정비서관과 정책상황비서관이 각각 정책기획·정책조정으로 변하면서 기능도 바뀐다는게 청와대 발표지만 양측의 업무분장이 모호하다. 윤 대변인은 "정책기획(김영주)은 국정운영계획 수립,국무회의 운영,부처에 대통령 지시사항 관리를 담당하고 정책조정(신봉호)은 조정과제 발굴,정책 분쟁·갈등 조정절차의 제도화를 담당하며 정책관리(김성진)는 기존 업무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획과 조정의 업무구별이 쉽지 않은 데다,각 부처에서 파견나온 공무원 등이 22명씩 대거 포진한 정책조정(이전의 정책상황)쪽의 행정관들을 어떻게 재배치할지도 관심거리다. 정책실에서는 총리실의 신설 차관급 조정관 행(行)이 좌절된 김영주 비서관에게 직제에 없는 '팀장 비서관'역할을 부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직제개편으로 "부처에 대한 청와대의 일상적 모니터링 기능은 줄어들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홍보수석 교체와 함께 춘추관장(권영만)까지 바뀌면서 청와대의 대언론 관계가 바뀔지도 주목거리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