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준봉 병풍처럼 두른 '정선'] 은빛 물결 하늘에서 일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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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람구암자(八藍九菴子)유점사 법당 뒤에 칠성단 돋우고 팔자에 없는 아들 딸 낳아 달라고 백일 정성..."
빠른 가락으로 촘촘히 엮어가다 제 템포를 찾는 정선아리랑의 도입부다.
정선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정선아리랑으로 먼저 알려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자칫 오지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실상은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에서 불과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곳이다.
진부나들목을 빠져 나와 정선방면 59번 국도를 달려 가면 도로 양편에 과수.채소밭들이 잇달아 펼쳐진다.
그리고 들판 너머 저멀리엔 고산준봉이 둘러싸고 있다.
오대천은 이 지역의 한가운데를 흐른다.
그 이름에서 추측되듯 오대산에서 발원한 하천은 인근의 청정 계곡수를 한데 모두어 도도한 물줄기를 만든다.
오대천을 따라 길을 잡으면 가리왕산 등산의 출발지 격인 숙암계곡이 나온다.
계곡 입구엔 시원한 숙암약수가 있다.
산길에 들어서기 전 마시는 약수 한모금은 강원도의 정기를 듬뿍 느끼게 한다.
관광안내소를 지나 5백m쯤 가면 은빛 물결이 하늘에서 일렁이는 장관이 나온다.
백석봉(1천1백70m)의 한쪽 자락에서 오대천을 향해 떨어지는 1백16m 물줄기의 백석폭포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풍부한 수량의 폭포는 보는 이에게 가슴 탁 트이는 시원함을 안겨 준다.
숙암계곡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아름다움을 더한다.
길을 따라 가다보면 계곡 너머 그림 같은 민박집들과 관광농원이 보인다.
북평면 나전2리에 위치한 이곳의 지명은 졸드루.프랑스 어느 마을의 이름 같지만 작다는 뜻의 '졸'과 평지라는 뜻의 '드루'가 합해진 순 우리말이다.
낮동안은 래프팅과 물놀이,민물낚시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저녁엔 잡은 고기로 매운탕을 끓이거나 감자전을 부쳐 먹으면 그 재미는 더할 나위 없다.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백석봉이나 가리왕산을 하루 코스로 다녀올 수도 있다.
계곡물이 합쳐지는 아우라지와 오장폭포도 정선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아우라지는 조선시대에 서울로 원목을 운반하기 위해 뗏목이 출발했던 곳.그래서 지금도 매년 8월엔 뗏목축제가 열린다.
정선아리랑의 애정편은 이곳의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그리워 했던 두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우라지 인근의 오장폭포는 높이 2백9m의 전국 최대의 폭포.노추산의 수려한 계곡을 가르고 송천으로 떨어지는 백색 물줄기는 단연 압권이다.
이밖에 화암약수 거북바위 용마소 화암동굴 화표주 소금강 몰운대 등의 화암8경도 인근에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