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좋아지면 펑펑 퍼주고, 조금 나빠지면 팍팍 자르고.'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내는 등 영업이 호조를 보이자 성과급 복리후생비 등을 대거 지급, 인건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결산보고서상 은행권(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전체 인건비는 4조3천1백97억원으로 전년도(3조3천9백83억원)에 비해 27.1%나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전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동결됐던 임금을 한꺼번에 올려준 데다 성과급이나 명퇴금 복리후생비 등을 대거 지급했기 때문이다. 은행 형태별로는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의 인건비가 2조9천8백52억원으로 전년(2조1천51억원)에 비해 41.8% 증가해 전체 은행권의 인건비 급증을 주도했다. 지방은행의 인건비는 3천1백85억원으로 18.3% 늘었다. 반면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은 전년도에 비해 81억원 감소한 1조1백60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지난해 전체 은행 종사자(정규직 8만9천1백59명, 비정규직 2만8천4백12명)의 1인당 평균 인건비도 약 3천7백만원으로 전년도(2천9백만원)에 비해 37%가량 늘었다. 시중은행은 2천6백만원에서 3천7백만원으로 42.3%(1천1백만원)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1인당 인건비가 2천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1백% 늘었고 우리은행은 3천3백만원에서 4천7백만원으로, 조흥은행은 2천5백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지방은행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2천5백만원에서 2천9백만원으로 늘었고 특수은행은 3천8백만원으로 전년도와 같았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지나치게 인건비 규모를 늘리면 경기가 나빠졌을 때 대량 감원, 임금삭감 등의 고육책이 불가피해진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