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월급 10만원대 여직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국 선전의 이웃 도시인 후이저우(惠州)에 있는 LG전자 CD롬 공장.조립라인에서 CD롬이 악보 음표처럼 흘러가고 있다. 그 앞에 앳된 여직원들이 일에 열중하고 있다.
나사를 끼우고,납땜하고,포장하고….
여직원 왕만화(王滿華).농촌 출신으로 올해 21세다. 2년전 고교 졸업 후 바로 선전으로 나왔다.
그는 "시골 네 식구가 밥 먹기도 힘들 정도로 가난했다"며 "뭐든 해야 했고,그래서 도시로 나왔다"고 말했다.
왕씨의 한 달 임금은 약 9백위안(한화 13만원). 그는 월급의 70%를 저축한다.
1년에 약 1백10만원을 모으는 셈. 꼬깃꼬깃 모은 돈은 시골 어머니에게 보낸다. 동생 대학진학 학자금에 보태기 위해서다.
그에게 LG전자는'너무도 고마운'직장이다. 기숙사에는 도서관 탁구장 컴퓨터교육장 등이 있다. 컴퓨터 공부도 하고,친구들과 운동도 한다. 그는 "LG가 돈 벌 기회를 줬다"며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부분 직원들은 왕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게 회사 관계자의 얘기다.
후난 후베이(湖北) 쓰촨(四川)등 오지에서 온 그들은 직장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얘기다.
LG뿐만 아니다.
기자가 지난 수년간 중국진출 한국 공장에서 만났던 많은 중국 근로자 대부분이 그랬다.
그들은 정상적인 대우를 받으면 언제나 성실한 노동으로 보답한다.
그들은 잔업에 불평을 늘어놓지 않는다.수당을 위해 잔업을 자청한다.
그렇다고 노조를 만들어 집단행동을 하지도 않는다.그들은 교육열이 높아 조금만 가르쳐도 곧 노동의 품질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중국 투자업체에서 '제품 불량률은 한국보다 오히려 낮다'는 얘기를 듣는다.
노사분규 임금상승 등에 시달리고 있는 여러 한국 기업들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그러기에 한국에서 제조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장들은 지금 중국행(行)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