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씨 4차례 걸쳐 200억 받아" ‥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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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비자금 1백50억원+α'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3일 대북사업 지원 등의 대가로 현대측으로부터 비자금 2백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씨는 이날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신청,영장 발부여부는 14일 오후께 결정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A6면
검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2000년 2월께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만나 "총선자금을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금강산 선상 카지노 등 대북사업과 앞으로 현대에 어려움이 닥칠 경우 도와달라"며 권씨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건네진 현대비자금 1백50억원을 돈세탁한 김영완씨도 당시 모임에 참석,권씨를 대신해 정 회장 등과 액수 및 전달방법 등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권노갑씨가 김영완씨,정몽헌 회장,이익치씨 등과 지난 98년 이후 6∼7차례 모임을 가졌으며 특히 김영완씨가 이들 모임에 항상 동석할 정도로 권씨와 긴밀한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91년 국정감사 당시 미국 보잉사의 헬기 도입 문제와 관련해 권씨를 만나 친분을 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권씨가 지난 2001년 여름까지 거주했던 서울 평창동 S빌라는 김영완씨가 부하직원의 친척인 재일동포 명의로 구입한 집이며 김씨가 직접 1억원을 들여 내부 보수공사를 했을 정도로 두 사람이 밀접한 관계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대측이 김영완씨와 구체적인 액수를 협의한 뒤 2000년 3월 현금 2백억원을 한번에 3억∼4억원을 담을 수 있는 서류상자 50여개로 포장,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차장 등 3곳에서 총 4차례에 걸쳐 전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김씨가 권노갑씨에게 2백억원을 전달한 직후 권씨가 정몽헌 회장에게 '돈을 잘 받았다'고 전화한 사실로 비춰볼때 돈이 전달된 것은 맞는 것 같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현금과 수표 등 어떤 형태로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노갑씨는 이같은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권씨는 "총선자금으로 1백10억원을 조성했지만 이는 김영완씨 등 3명에게서 빌린 돈이며 현대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권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진상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검찰은 권씨가 주장한 1백10억원이 정치권으로 유입됐는지에 대한 수사는 "원칙적으로 공소시효가 끝난 만큼 처벌할 수는 없지만 사실관계 확인차원에서 관련 정치인들을 불러 조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