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의 후순위 전환사채(CB)나 후순위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에 참가한 투자자들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대부분의 후순위채 가격이 최근 발행가(모두 1만원) 밑으로 떨어지거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증시에서 현대카드 CB는 전날보다 1백원 내린 8천7백원에 마감됐다. 발행가보다 13%나 낮은 수준이다. 현대카드 CB에 청약했던 한 투자자는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해 무리하게 청약했다가 당초 생각한 것보다 많은 금액을 배정받았다"며 "당장 현금화할 때 밑지고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우울하고 무겁다"고 말했다. LG카드 BW 투자자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날 첫 거래가 이뤄진 LG카드 BW는 발행가보다 98원 낮은 9천9백2원에 마감됐다. 공모 당시 청약 경쟁률이 저조했던 탓에 유통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사자'주문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초기 1만3백50원까지 올랐던 LG카드 CB도 이날 9천8백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나마 삼성카드 CB만 발행가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30원 떨어진 1만3백20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달 15일(최고가 1만7백30원) 이후로는 상승세가 꺾인 상태다. 김병철 동양종금증권 금융상품운용팀장은 "최근 LG카드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신용카드사의 주식 관련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덩달아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단기투자자 입장에선 현금화에 곤란을 겪겠지만 장기투자자의 경우 서둘러 팔 이유가 별로 없다"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