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중소기업이나 가계가 빚(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상반기 중 지역별 금융기관 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금융기관의 지역별 대출잔액은 서울이 269조5천320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6.8%(17조2천657억원) 증가한 반면, 지방은 392조9천163억원으로 8.9%(32조785억원) 늘어지방의 대출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방 대출잔액 증가율은 경기지역이 10.8%로 가장 높았으며 충청(8.9%), 영남(8.6%), 호남(5.5%) 등의 순이었다. 한은은 지방 대출이 작년에 이어 상반기에도 서울지역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보임으로써 금융기관 대출의 서울 집중도가 꾸준히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외국은행 국내지점+특수은행)의 지방대출은 작년 말에 비해 9.3%(24조3천444억원), 서울대출은 8.8%(18조3천639억원)각각 늘었다. 또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은 지방이 7.8%(7조7천341억원) 증가해 작년 하반기(6조6천127억원) 보다 확대된 반면, 서울지역은 오히려 2.6%(1조982억원)가 감소했다. 예금은행의 지방 예대율(총대출금잔액/총예금잔액)은 작년 하반기(100.6%) 100%선을 넘은데 이어 올 상반기엔 105.7%로 상승했다. 이는 서울지역이 작년 하반기(58.7%) 보다 1.1%포인트 높은 59.8%를 기록한데비해 예대율 상승폭이 매우 큰 것이다. 지방의 예대율은 지난 2001년말 87%에서 1년6개월만에 18.7%포인트나 급상승했다. 한은은 예대율 관련 통계에 대한 전산입력을 시작한 지난 1995년이후 지방의 예대율이 가장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예대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예금에 비해 빚(대출)이 많다는 의미로 서울 편중도가 낮은 중소기업이나 가계가 올들어 대출을 많이 늘렸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중 예금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0.1%(466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금리 인하와 담보 등 대출조건 완화에 힘입어 14.7%(26조4천298억원)증가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서울지역이 5조9천96억원 증가한 반면 지방은 8조4천615억원 늘어 전체 대출 잔액에서 지방대출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말에 비해 0.2%포인트 높은 55.3%를 기록했다. 한편 6월말 현재 금융기관 전체 대출 잔액은 662조4천483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8%(49조3천439억원) 증가해 작년 하반기(47조7천679억원) 보다 증가폭이 다소 확대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