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늦게 여름 휴가를 떠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우선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며 북적대고 짜증나는 일이 없어서 좋다. 교통편과 숙소를 정하기도 훨씬 여유롭다. 성수기라며 웃돈을 요구하는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할인 패키지 상품도 이용할 수 있다. 이만하면 한여름에 일터를 지키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요즘에는 늦여름 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늦여름 제주도에서 조용하고 알뜰하게 휴가를 즐겨보자.대부분의 제주도 숙박시설들이 오는 20일까지를 성수기로 잡고 있으므로 그 이후로 휴가일정을 잡으면 된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객실 요금 차이는 3만~8만원선.항공사들이 특정 시간대를 지정해 판매하는 할인항공권도 이때부터 적용되고 렌터카 비용도 대폭 할인된다. 수기에 가장 애를 먹는 것은 숙소 구하기.특히 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펜션은 더욱 구하기 어렵다. 그러나 8월 하순에 접어들면 펜션을 비롯한 숙소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이국적인 경관에 특급호텔 못지 않은 내부시설을 갖춘 펜션,농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펜션,시인이나 화가 등이 운영하는 예술적 취향의 펜션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 가족과 함께 여행하기에 딱 좋다. 중문단지에서 가까운 서귀포시 대포동의 써니데이제주(064-738-1999)는 바닷가에 자리잡은 통나무집 펜션.핀란드인 설계사가 제주도에 와서 직접 설계하고 핀란드산 통나무를 직수입해 건축했다. 통나무집의 그윽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기둥모양의 깎아지른 바위들이 도열해있는 주상절리로 향하는 산책로가 나 있고,중문단지와도 가까워서 편리하다. 낚시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즐기며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도 있다. 남제주군 남원읍 바닷가에 있는 올리브하우스(www.olivehouse.co.kr)는 마을 주민 6명이 각기 출자해 만든 펜션 단지로 전 객실이 바다로 향해 있어 전망이 좋다. 또 주방 욕실 거실 등은 1층에,침실은 2층에 배치한 복층형이어서 편리하고 실내는 통나무집으로 꾸며 은은한 나무냄새가 안정감을 준다. 남원큰엉을 지나 영화박물관까지 이어지는 이국적인 해안 산책로는 제주도 내 최고의 절경을 뽐낸다. 귀포시 보목동과 칠십리 해안 중간쯤에 있는 파인빌(064-732-8111)은 야외 정원과 정자,바비큐 시설을 갖춘 가족형 펜션.서귀포 앞바다의 섭섬,문섬,범섬 등이 한 눈에 보이는 전망이 일품이다. 이밖에도 7천여평의 넓은 초원에 복층 목조로 지은 목가적 분위기의 야자원(064-787-7112),넓은 잔디밭에 골프연습대까지 갖춘 향림원(064-733-5798),방에서 애월 앞바다를 볼 수 있는 미니 호텔 나비스(064-712-3001),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캐러비안풍의 자연 친화적인 콘도형 민박 제주BNB펜션(064-792-5670) 등도 가볼만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박3일 또는 3박4일 일정으로 특정 시간대를 정해 20∼40% 할인해 파는 할인항공권을 이용하는 것도 알뜰 휴가를 위한 방법이다. 제주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대장정투어(www.djj.co.kr)에서 8월 및 9월의 할인항공권 정보를 확인하고 살 수 있으며 항공편과 숙소,렌터카를 묶어 싸게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도 유용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