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8일 2천1백50원 오른 1만6천5백원을 기록,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실적개선 전망에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사망 이후 '그룹 리스크'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풀이했다. 일각에선 '제2의 SK㈜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시각이 대두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최대주주(15%)로 사실상 현대그룹의 지주회사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는 고 정몽헌 회장의 장모인 김문희씨(18.6%)다. 올들어 증시에서는 고 정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경영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 경우 현대엘리베이터는 계열사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면서 주가가 약세를 지속해왔다. 송준덕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정 회장의 사망으로 현대엘리베이터는 독립경영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그룹 리스크에 따른 주가 저평가는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현대상선과 현대택배 최대주주라는 점은 여전히 부담요인으로 남아있다. 이에대해 송 연구위원은 "현대택배는 우량기업이며 현대상선은 회계부정문제가 남아있으나 현 상황에서 별도의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지 않아 그룹리스크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 9백억원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시가총액 3천억원인 현대상선과 같은 계열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역으로 현대엘리베이터의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이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지분을 집중 매입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증시 일각에선 현대엘리베이터가 '제2의 한국전기초자'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99년 초 대우그룹에서 분리된 전기초자는 '그룹리스크' 해소라는 호재를 타고 당시 1만원대였던 주가가 7만원까지 급등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현대엘리베이터가 올해 2백6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4배로 시장평균(9배)보다 크게 저평가돼 있다. 삼성증권은 높은 시장점유율과 차입금 축소 등으로 실적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룹리스크 해소를 전제로 목표주가를 PER 5배를 적용한 2만7천원으로 제시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