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비자금 150억원을 박지원 전 문화부장관에게 주라며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에게 건네준 뒤 나중에 이 전 회장과 김영완씨를 통해 이를 거듭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북송금' 특검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재일동포 요시다씨가 이익치씨와 함께대북접촉을 시도하던 99년 말께 김영완씨가 `금강산 사업에 애로가 없느냐'며 정 회장에게 먼저 접근했다. 김씨는 이듬해 초 박 전 장관에게 금강산 카지노사업 허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이후 정상회담 예비접촉을 전후해 서울 P호텔에서 정 회장과 박 전장관, 김영완씨 등 3자는 수차례 만났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측은 "김씨가 금강산 카지노사업 요청이 거절당하자 대북사업을 추진하던 정 회장을 등에 업고 재시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 회장은 "김씨에게 박 장관을 만나고 싶다고 하면 김씨가 박 전 장관을모시고 나왔다"고 진술, 박 전 장관과 김씨간에 모종의 담합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회장은 김씨로부터 "박 장관이 정상회담 준비비용 15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는 말을 듣고 돈을 마련해 이익치씨에게 '심부름'을 시켰으며 정 회장은 특검에서 "이익치 회장에게서 차질없이 전달했다는 말을 들었고 김영완씨도 '박장관이 잘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