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대표 이상윤)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정상의 라면 스낵 메이커다. 핵심 역량에 투자를 집중하며 경쟁력을 키워온 결과다. 농심의 제품 개발력은 식품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농심의 최고 효자 브랜드인 신라면은 심혈을 기울인 끝에 탄생한 '옥동자'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얼큰한 맛을 내기 위해 고추 재료 개발에만 1년 이상을 쏟아부었다. 면발도 2백여 차례의 실험을 거친 끝에 기존 각형에서 원형으로 바꿀 수 있었다. 장수 상품인 '새우깡' 개발 과정을 보면 '역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제품 개발에 들어간 밀가루 양은 4.5t 트럭 80대분. 제품 출시연도가 1971년임을 감안하면 막대한 양이다. 적절한 튀김 온도를 맞추려고 태우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고 먹기 좋은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수백회 강도 실험을 반복했다. 신춘호 회장이 공장 옆에 가마니 거적을 깔고 잠을 자면서 개발을 독려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과거 농심을 이끈 밑거름이 '장인정신'이었다면 최근에는 '첨단 시스템'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공장 전 부문에 컴퓨터 통합 운영 초고속 생산라인을 갖추는 등 생산에서 물류에 이르기까지 초현대적 정보화 시스템을 도입,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 인터넷이나 PDA를 통해 주문을 처리할 수 있게 했으며, 인공위성을 이용한 차량 자동추적관리 시스템으로 배송의 효율성도 극대화하고 있다. 농심은 라면 스낵에 만족하지 않고 음료 즉석밥 등 분야에도 적극 진출, 종합식품회사로 재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음료사업의 경우 페트병 생수 '삼다수'에 이어 '웰치' 포도주스를 지난 4월부터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순녹차'를 통해 녹차음료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즉석밥 '햅쌀밥'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8월부터 네슬레 제품의 위탁판매에 나선 것도 종합식품 회사로의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농심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조3천억원대였던 매출을 2005년까지 2조원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에는 중국에 이어 미국에도 라면공장을 완공한다. 이렇게 되면 해외사업에 새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