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미끼 240억 사기 ‥ 회원가입비 챙겨 달아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텔레마케터를 동원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무료 해외여행 이벤트에 당첨됐다'고 속여 회원 가입을 유도한 뒤 가입비를 챙겨 달아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을 챙긴 신종 사기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7일 이같은 수법으로 모두 2백4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방문판매업체 D사 대표 이모씨(36)를 구속하고 이 회사 재무이사 채모씨(40)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전국에 2백여개 지사를 설치하고 텔레마케터 5백여명을 모집한 뒤 휴대폰 가정집 사무실 등에 전화를 걸어 "무료 해외여행 이벤트에 당첨됐다"거나 "우수 신용카드 고객으로 선정됐다"며 관심을 유도했다.
이씨 등은 통화과정에서 관심을 보일 경우 "회원 가입시엔 자동차 보험료, 휴대전화 요금, 호텔 콘도 투숙비 등을 할인해 주고 적립된 포인트별로 무료상품까지 준다"며 "회원비는 보증금처럼 1년 내 전액 환불해 준다"고 회원 가입을 부추겼다.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 2월까지 5만여명의 회원을 모집해 회원비 명목으로 1인당 50여만원씩을 받아 가로 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사업 초기엔 회원 3백여명을 태국과 제주도 등에 여행을 보냈으나 이후 가입자들에게는 "가입 후 3년 이내에 언제든 여행을 갈 수 있다"는 등의 핑계를 대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회원 가운데 1만7천여명은 약관과 제품 카탈로그 등이 당초 약정과 다르다며 가입을 취소했으나 나머지 회원들은 약관 등을 받은지 7일 이내에 가입 취소토록 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회원 자격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피해를 봤다'며 개별적으로 고소하는 회원에 대해서는 회원비 50여만원을 되돌려 주며 경찰의 수사를 피해 오다가 지난 1월 한 인터넷 포털에 피해자들의 카페가 생기면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