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투신 자살 소식을 접한 시민과 네티즌은 한결같이 놀라워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특히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는 정 회장의 자살이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이 있다며 대북송금 관련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sanandgil'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네이버 게시판을 통해 "조기를 계양하자.경제가 자살을 택했다. 정치가 경제를 왜 이렇게 못살게구나"라며 슬퍼했다. 네티즌 서정학씨도 "아침에 TV에서 흘러나오는 아나운서의 보도에 한동안 넋을 잃었다"며 "정 회장을 투신하게 만든 정치인들이 가슴이 터지도록 얄밉다"고 말했다. 'ccyy74'는 "대북사업은 국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도 될까 말까인데 한 기업이 총대 메고 수행하기엔 너무 큰 일이 아니었나 싶다"며 "이처럼 기업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한데 따른 희생이 다시는 없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해야 할 지 돌아보는 시간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유서 내용이 공개된 뒤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자신이 이루고 싶었던 사업들을 남기고 그렇게 떠나기가 쉬웠겠느냐"며 "모든 이유를 떠나서 고인이 되신 분께 고개 숙여 명복을 빈다"고 가슴 아파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칭기즈칸은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그는 막막하다고 포기하지 않았다(아이디 ebizer)"며 검찰 수사 및 계열사 경영난 등을 견뎌내지 못한 정 회장을 비난하기도 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과 통일연대,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재야 통일운동단체들은 일단 성명이나 논평 발표 등을 자제한 채 언론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2001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타계할 당시 즉시 애도 성명과 논평을 발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아직 정 회장의 자살 동기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일연대 관계자는 "자살 동기가 분명해지면 그때 성명 등을 발표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