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가 국제 금융회사간 외환결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설립된 미국 외환결제전문 민간은행인 CLS은행의 결제통화로 잠정 지정됐다. 이로써 국내 통화가 해외에서 은행간 결제수단으로 통용될 수 있게 돼 '원화의 국제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은 4일 미국 CLS은행이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어 원화를 결제통화로 지정하는 것을 '원칙적(in-principle)으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국내 관련법규 정비, 국내 금융회사와 CLS은행을 연결하는 결제망 구축 등 준비절차가 완료되는 내년 말까지 공식 지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LS은행은 국내결제은행(BIS) 권고에 따라 외환매매 거래의 국가간 시차 때문에 생기는 외환결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난 99년 6월 설립된 외환결제 전문 민간은행이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가 CLS은행 결제통화로 공식 지정되면 외환결제 리스크가 원천적으로 해소된다"며 "결제 회원은행간 외환거래는 차액만 결제하므로 결제에 필요한 원화와 외화 유동성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CLS은행은 지난 7월 말 현재 미국 달러, 일본 엔, 유로,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등 7개국 통화를 결제통화로 지정해 놓고 있다. 또 덴마크 크로네, 노르웨이 크로네, 스웨덴 크로나, 싱가포르 달러(이상 연내)와 원화, 홍콩 달러, 뉴질랜드 달러(이상 내년 말)도 지정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내년 말에는 결제통화가 모두 14개로 늘어난다. 한편 한은은 공식 결제통화 지정을 위해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지난 6월 출자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한은도 원화 당좌예금 계정 개설을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