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이 개성공단 조성과 경의선 도로ㆍ철도 연결 등 남북경협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 조성 및 경의선 도로ㆍ철도 연결 사업은 토질조사나 포장 등 실무적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정 회장 개인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일단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의 한 축을 맡고 있거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아산 등 현대 계열사가 정 회장 사망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는데다 전체 남북경협 사업에 가져올 파장 등을 점치기 어려워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 개성공단 4일 건설교통부와 토지공사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은 지난 6월 30일 정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착공식 이후 현재 남측 기술자 19명이 방북, 개성시내 자남산여관에 머무르며 막바지 토질조사와 측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방북 조사단이 예정대로 조사를 끝내고 오는 8일 귀환하면 8월중 하위규정 협의를 끝내고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초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할 예정"이라며 "다만 시공과 함께 대북 인허가 및 관계기관 협의를 공동으로 맡고 있는 현대아산측과 후속 절차를 논의해야 하는 만큼 이번 사태가 어떻게 수습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건교부 관계자도 "개성공단 사업은 정책결정 단계를 넘어 측량 등의 실무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현대아산과 김윤규 대표가 각종 계약 등에 서명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인 대북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변수"라고 밝혔다. ◆ 철도ㆍ도로 연결 경의선이나 동해선 도로 및 철도 연결 문제의 경우 정 회장이나 현대와 직접 연관이 없다는게 건교부측의 설명이다. 경의선 도로의 경우 남측 구간은 생태통로나 일부 구조물 정리작업을 빼고 포장까지 거의 끝났다. 북측구간도 현재 노반공사가 마무리돼 포장용 아스콘 등 자재를 남측으로부터 넘겨받아야 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철도도 남측구간은 작업이 완료됐고 북측과 전력, 신호, 통신체계 등에 대한 협의를 남겨둔 상황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철도ㆍ도로 연결 사업에서 현대는 자재와 장비 제공을 중개하는 역할만 맡고 있어 정 회장 사망이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는 7∼8일로 예정된 도로 연결 실무접촉에서 북측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