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유상증자를 결의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4일 LG와 삼성전자,SK텔레콤 등 주요 주주들은 밤 늦게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한 막판 협상을 벌였다. 이날 LG측은 하나로통신 이사회에서 의결한 안대로 5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되 실권주를 전량 LG가 인수하는 안을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하나로통신이 LG계열에 편입돼 데이콤 등과 합병할 경우 기업가치가 떨어진다며 유상증자 실권주를 외국인에게 배정하는 수정안을 고수,협상은 진통을 겪었다. SK측은 LG가 하나로통신을 인수해 통신 3강으로 자리잡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도 LG전자의 정보가전 부문이 하나로통신의 초고속인터넷과 결합할 경우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특히 아직 내부적으로 유선사업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로통신이 LG에 인수되면 앞으로 유선진출 가능성이 사실상 봉쇄될 수 있다며 하나로통신 주요주주로서의 입지를 계속 유지해 LG를 견제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이 LG의 하나로통신 인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LG도 하나로통신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못할 경우 소득이 없다는 태도여서 주주총회 때 표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이어서 막판 타협 가능성도 남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보유 중인 하나로통신 주식을 팔겠다고 약속한 만큼 가격만 맞으면 얼마든지 주식을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주와 유상증자 실권주에 대해 적당한 가격만 보장해주면 LG측과 협상을 통해 유상증자와 관련,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