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정으로 북한에 가지 못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이 끝날 때까지 슈퍼옥수수 개발 등 지원 활동을 계속적으로 펼칠 것입니다" 지난 98년부터 5년간 무려 27차례나 북한을 오가며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 해결에 앞장 섰던 `옥수수 박사' 김순권(金順權.경북대) 교수가 지난해 11월 방북 이후 8개월째 북한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의 방북이 중단된 것은 북핵 위기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해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지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김 교수 주변 관계자들은 추정했다. 이 후보를 지지한 것이 북한 최고위층의 심기를 건드려 당초 올해 1월로 예정됐던 28번째 방북이 무산된 이후 지금까지 북측으로부터 입국 초청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풀이다. 이에따라 `경성옥 1.2호', `함흥옥 1호', `통천옥 1호' 등 기존 종자보다 20-30% 증산 효과가 나타난 우수종자를 육종할 수 있는 원종 등 30여종의 종자를 올해 북한에 보급하지 못하는 등 막바지에 이른 슈퍼 옥수수 개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있다. 특히 옥수수 증산과 병충해 예방에 필요한 조언과 중국에 대한 옥수수 종자 수출 지원 등 북한의 옥수수산업 육성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데 대해 김 교수는 크게 안타까워 하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지난 5년간 북한에 미쳤다'는 김 교수는 언젠가 북한이 초청장을 다시 보내고 남북 옥수수 협력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경북 군위군 경북대농장에서 연구원 10여명과 함께 북한 적응형 우수 옥수수종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김 교수는 방북 중단과 별개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국제옥수수재단 주관으로 올해 상반기에 옥수수종자 20t과 비료 2천t 등을 북한에 지원하고 중국 베이징(北京)의 북쪽 단체에 틈틈이 옥수수 재배방안을 조언하는 등 남북협력사업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북한의 갑작스런 초청장 발송 중단 조치에 대해 다소 섭섭한 감정이 없지 않다는 김 교수는 "앞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특히 과학자로서 민족에 대한 도리와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8-9월께 방북이 이뤄지면 올해 남북협력사업도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방북 의지를 피력했다. 김 교수는 또한 "다음달 열리는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북한 땅에 심겨질 옥수수 종자가 육종되고 있는 경북 군위농장을 견학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