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가 27일 아리엘 샤론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춰 팔레스타인측을 향해 일련의 화해조치를 발표했다. 샤론 총리를 수행해 워싱턴 방문에 나서는 외교 소식통들은 다음주 중 하마스와이슬람 지하드 소속 210명과 파타운동 대원 210명, 기타 범죄자 120명 등 54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할 계획이라고 일간 하아레츠에 밝혔다. 하아레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석방할 수감자 중에는 이스라엘 법원에서이미 재판을 받고 복역중인 자들도 포함돼 있어 대통령의 사면이 필요한 상태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샤론 총리의 방미 출국 수시간 전 이슬람 지하드와 하마드 대원 100명의 석방을 승인했다. 샤론 정부는 당초 35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석방하되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소속 테러용의자는 석방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스라엘 내각은 또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막아온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도로 차단벽 10여개를 철거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요세프 라피드 법무장관은 살인죄로 구속 기소돼 텔아비브 법정에서재판을 받고있는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를 조만간 석방할 수도 있다고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대원 100명의 석방안을 표결에부쳐 찬성 14대 반대 9표로 통과시켰다. 특히 샤론 총리와 올해 초 총리 경선에서 맞섰던 극우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재무장관은 방미를 앞둔 샤론 총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지지표를 던졌다. 이스라엘 내각의 결정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는 샤론 총리의 입지를 강화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샤론 총리는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원 석방 등 화해조치를 미리 발표함으로써 팔레스타인측에 충분한 신뢰구축 조치를 취했다는 뜻을 부시 행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2001년 3월 총리 첫 임기 시작 후 8번째 미국 방문에 나서는 샤론 총리는 29일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로드맵 이행 촉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샤론 총리에 앞서 워싱턴을 방문한 압바스 총리의 입장을 샤론총리에게 전하고 절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샤론 총리는 요르단강 서안 분리장벽의 당위성 등 이스라엘측 안보 관심사를 주로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측은 이스라엘의 화해조치 발표와 관련, "국제여론을 호도하려는 연막 전술"이라고 일축하고 6천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전원을 석방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