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운전면허시험 문제집중에서 일부는 70∼80년대 생산된 차종에 적용되는 문제를 그대로 싣는 등 오류가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대표 임기상)은 최근 시판중인 운전면허시험문제집 6종을 분석한 결과, 이미 단종된 구형 차종에 해당되는 문제나 개정 법규를 반영하지 못한 문제가 일부 실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4월 출간된 A사 문제집에는 `주행 중 온도계 지침이 과열로 표시될 때 점검 사항이 아닌 것은'이라는 문제의 경우 답안 보기로 `(갑)윤활유 점검, (을)냉각수 점검, (병)팬벨트 점검, (정)연료량 점검'을 들었다. 문제집 정답은 `(정)'으로 표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병)'도 정답이 된다는 것. 팬벨트는 70∼80년대 생산된 포니와 브리사, 스텔라 등 구형 차종에 있는 부품으로, 90년대 이후 생산된 국산 차에는 팬밸트가 없다고 시민운동연합은 설명했다. 또 `기어변속이 잘 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 문제의 정답은 `클러치 케이블이 끊어졌을 때'라고 돼있지만, 최근 생산되는 차에는 케이블이 없고 유압식 실린더가 있다. 지난 3월 출간된 B사 문제집도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아야 할 기간은'이라는 문제의 보기로 `(갑)30일 전, (을)전.후 각각 15일, (병)전.후 각각 30일, (정)15일전'을 들었다. 문제집 정답은 `(을)'이라고 들고 있지만 올해 개정된 관련법에 따르면 실제 정답은 `(병)'이라고 시민운동연합측은 지적했다. C사 문제집은 `자동차 안전관리 요령'을 묻는 문제로 `겨울철 영하 날씨에서 2∼3분 워밍업 후 출발한다'란 보기가 올바른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잘못 공회전을 할 경우 5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며, 최근에는 환경 보호를 위해 공회전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시민운동연합측은 문제집에 실려있는 차 구조 그림 역시 팬밸트, 기화기 등 구형 차종에있는 부품들에 대해 설명하는 등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민운동연합은 이처럼 일부 오류가 있는 문제집들이 운전면허시험장 내접수처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도 시민들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단체는 최근 친환경 운전법, 경차 관련 세금 혜택, RV차량 및 디젤 차량과 현재 판매되는 전자제어식 차량에 대한 문제가 담긴 운전면허 필기시험문제 개선안을 경찰청에 제출했다. 임 대표는 "1가구에 1명은 운전면허가 있을 정도로 자동차 면허는 필수품이 됐는데도 시험수준은 70∼80년대 수준 그대로"라며 "문제의 질을 높이고 시험방법도개선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