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월 취임 이후 줄곧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시해 왔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이례적으로 '미스터 김정일'이란 호칭을 사용, 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크로퍼드목장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개발은 북한을 세계로부터 고립시킬 뿐이라는 점을 '미스터 김정일'에게 주지시키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등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스터 김정일'이란 호칭은 그동안 부시 대통령이 김 국방위원장을 '악의 축' '독재자' '믿을 수 없는 사람' 등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이 이날 이란과 시리아에 대해 강경한 어조를 사용하면서도 북한만은 종전보다 훨씬 온건한 용어를 사용한 것은 사전에 면밀히 계산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