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찍으면서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이 어떤 느낌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날 때쯤이면 '그런 사랑도 있겠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겠죠." '가을동화'의 송혜교, '겨울연가'의 최지우에 이어 윤석호 PD가 만드는 4계절 시리즈의 세번째 여주인공으로 출연 중인 손예진은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지난 한달간의 촬영 동안 극중 혜원 역에 푹 빠진 모양이다. 지난 7일 방송을 시작한 KBS 월화드라마 '여름향기'에서 심장병을 앓던 혜원(손예진)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민우(송승헌)의 첫사랑으로부터 심장 이식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는다. 그리고 몇년 후 우연히 민우를 만나게 되고 그의 앞에만 서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실제로 심장 이식을 받는다면 참 묘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감독님 말씀에 따르면 실제로 그런 일이 있대요. 심장 이식을 받은 후에 심장을 준 사람의 성격을 닮아가는 사례가 여러차례 보고됐다고 하더군요." "보통 여름에는 시끄러운 드라마가 많잖아요. '여름향기'는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으로 사랑을 그리고 있어서 꾸준히 시청자들의 눈을 끌 거라고 생각해요."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도 출연한 손예진은 "이제야 카메라를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동안은 카메라 위치에 익숙하지 않아서 보는 사람이나 본인이나 부담스럽고 불편했었다는 설명이다. 윤석호 PD도 "눈빛만 보고 캐스팅했는데 연기가 기대 이상이어서 솔직히 놀랐다"고 귀띔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