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도시'란 별칭을 갖고 있는 방콕은 관광객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방콕시내의 샹그릴라호텔은 차오프라야 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환상적인 전망을 갖고 있지만 그것을 즐길 겨를도 없이 아침부터 밤 늦도록 거리거리를 누볐다. 현재의 라마 9세(푸미폰 국왕)까지 이어오는 차크리왕조 초기(라마1세)에 세워진 왕궁과 그에 딸린 왓프라깨우(에메랄드사원)의 높이 치솟은 불탑과 뾰족지붕들은 금박과 유리로 화려하게 치장돼 있다. 옛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라도 한듯 환상적이다. 19세기 유럽양식의 사원 왓벤자마보핏(대리석 사원)은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인 금동불상으로 유명하다. 순금으로 된 불상은 방금 만들어진 듯 반짝반짝 빛나고,불당 내부도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경내에 있는 몇십 개 서로 다른 양식의 불상 앞에는 모두 작은 화환이 놓여 있다. 태국인들은 불상에 꽃을 바치기 위해 2시간 이상씩 꽃을 엮어서 화환을 만든다고 한다. 태국은 쇼핑천국이기도 하다. 방콕의 짐 톰슨 하우스,나라야 등에서 수공예품을,백화점에서 유명브랜드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다. 로즈가든은 코끼리쇼를 포함한 각종 민속쇼로 유명하며 이름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로즈가든에선 배를 타고 인접한 라이왕사원(왓라이킹)을 둘러보며 수상시장도 구경할 수 있다. 방콕 남서쪽으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후아힌은 유서 깊은 휴양지다. 왕실의 여름 별장이 있는 후아힌은 '걱정은 저 멀리'란 뜻의 '클라이캉원'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후아힌 해변은 청결하기로 유명하지만 파도가 심해 해수욕은 할 수 없다. 대신 조랑말을 타고 해변을 산책하는 짜릿함을 즐길 수 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후아힌은 방콕 상류계층이 즐겨 찾는 곳으로 태국 고유의 색깔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점이 큰 매력이다. 그림 같은 풍광의 스프링필드 등 국제수준의 골프장도 있다. 순박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사람들로 붐비는 후아힌 야시장도 가 볼 만한 곳. 하얀 비치파라솔이 조랑말과 어우러진 해변 풍경,맑은 햇빛,밤바다의 나지막한 물결 소리에 인어공주의 노랫소리라도 들을 것만 같다. 먼 밤바다에는 오징어잡이 배들이 비취빛 집어등을 밝히고 점점이 떠 있다. 후아힌에서 방콕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암을 거쳐 페차부리에 있는 라마 4세 별장 카오왕에 들렀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정상에서의 전망이 좋다. 박물관으로 꾸며진 궁전의 이국적 양식이나 전시물 등 볼거리도 많다. 길목을 차지한 원숭이들이 관광객의 과자봉지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도 재미있다. ..................................................................... [ 여행수첩 ] 태국 여행시 반드시 들르는 왕궁과 사원은 입장객의 복장을 점검한다. 반바지,짧은 치마,슬리퍼 차림으로는 입장할 수 없다. 반바지 차림이라면 왕궁 입구에서 20바트(6백원)에 빌려주는 태국식 치마나 긴 바지를 빌려 입는다. 태국은 왕족이나 승려에 대한 예우가 엄격해 왕족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일,여자가 승려 옆에 앉거나 손으로 물건을 전하는 일 등을 금기시한다. 태국은 과일과 맛있는 음식으로 유명하다. 갖가지 과일과 톰양꿍스프,파파야 샐러드를 맛보자. 10월까지는 우기로 하루 한 두 차례 스콜이 내린다. 화폐단위는 바트. 1바트에 30원정도 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타이항공,싱가포르항공이 방콕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태국관광청서울사무소 (02)779-5417,www.tatsel.or.kr 후아힌(태국)=안정애 기자 grea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