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복합쇼핑몰인 굿모닝시티 분양을 둘러싼 비리의혹이 정대철 민주당 대표의 거액수수 의혹과 DJ(김대중 전 대통령) 동생 연루설 등 '대형게이트'로 커지고 있다. 검찰은 내주초 정 대표를 소환하고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피해자들의 모임인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회장 조양상)'가 제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생 김대현 한국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과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대출로비 개입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키로 했다. ◆ 정치권으로 번지는 의혹 =굿모닝시티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10일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윤창열 굿모닝시티 대표(구속중)로부터 2억2천만원의 공식 정치 후원금 외에 추가로 4억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내주 초 정 대표를 소환해 대가성 등 혐의가 확인되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씨로부터 지난해 3월께 굿모닝시티의 사업지역인 서울 중구를 지역구로 둔 정 대표의 집에 찾아가 현금 2억원씩이 든 종이박스를 두 차례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굿모닝시티가 서울시에 낸 건축심의 신청이 사업부지 내 건물 철거문제 등으로 인해 반려되는 등 어려움을 겪자 정 대표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DJ동생 연루설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굿모닝시티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 동생인 김대현 한국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을 통해 국민은행 대출로비를 시도한 물증이라며 굿모닝시티 내부자료를 공개했다. 이날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는 "내부자료에는 김대현씨와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인맥을 가동해 국민은행 대출을 받으려한 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이와 함께 굿모닝시티가 작성한 자료에서 계약서가 없는 계약자 97명의 명단을 확보, 검찰에 계약의 진위 및 특혜분양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굿모닝시티가 자금을 사용한 집행처를 직접 확인키로 했다. ◆ 다른 의혹들 =우선 분양 과정에서 분양대금 3천4백76억원의 행방이 묘연하다. 폭력조직으로부터 유입된 8백억원 가량의 사채에 대한 이자로 5백억원이 지급됐다는 의혹과 함께 전직 임원들의 전별금으로 1백억원이 유용됐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제2금융권으로부터 7백10억원을 대출받기 위한 로비자금으로 수백억원의 분양대금이 유용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굿모닝시티가 다섯차례에 걸쳐 서울시 건축심의를 받은 후에야 조건부로 통과됐다는 점에서 서울시 및 교통환경영향평가단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지금까지 수사 진행상황 =검찰은 지난 5월 윤창열 대표가 2001년 9월 부지매입 및 서울시 건축심의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을 시작, 총 3천여명의 투자자들로부터 3천4백76억원의 분양대금을 거둬들여 이를 계열사 확장 및 벤처회사 투자 등으로 유용한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윤씨가 회사자금 3백5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 지난달 30일 윤씨를 구속했다. 이와 함께 윤씨가 중견 건설업체인 (주)한양을 헐값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뇌물이 건네진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5일 윤씨로부터 "(주)한양 소유의 부동산 가격을 낮춰달라"는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4억원을 받은 혐의로 권해옥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과 같은 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은 한기호 전 주공 총무이사를 구속했다. 박종원 (주)한양 사장은 윤씨와 공모해 이들에게 뇌물을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하고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