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 사극 바람이 불고 있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무협 액션 '청풍명월'(감독 김의석,제작 화이트리엔터테인먼트)을 비롯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감독 이재용,제작 봄) '천년호'(감독 이광훈,제작 한맥영화) '황산벌'(감독 이준익,제작 씨네월드) '낭만자객'(감독 윤제균,제작 두사부필름) 등이 잇따라 선보인다. 사극영화 붐이 일기는 지난 80년대 '어우동''뽕' 등 이른바 '에로 사극' 러시 이후 처음이다. 에로 사극은 성애장면을 한옥이나 뽕밭 등에서 촬영한 것에 지나지 않아 진정한 사극은 아니었다. 그러나 현재 제작 중이거나 완성된 사극영화들은 시대 상황을 고증하기 위해 의상과 세트 등에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인 경우가 많다. '청풍명월'은 총 제작비 90억원으로 한국영화 평균제작비의 세 배가 투입됐다. 또 '천년호'는 75억원,'황산벌'과 '스캔들''낭만자객' 등은 50억원선이다. 이에 따라 관객도 최소 1백50만명에서 3백만명을 동원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되고 있는 사극의 장르도 다양하다. 배용준과 전도연 이미숙 등이 출연하는 '스캔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에로 사극을 업그레이드한 작품. 조재현과 최민수를 내세운 '청풍명월'은 인조 반정을 배경으로 한 무협액션이며 정준호와 김효진이 주연한 '천년호'는 통일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팬터지멜로를 섞은 액션멜로다. '황산벌'과 '낭만자객'은 국내에선 거의 제작되지 않았던 사극 코미디란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박중훈과 정진영이 주연한 '황산벌'은 삼국시대 신라의 김유신과 백제 계백 장군의 대결을 질박한 사투리를 섞어 정치코미디 형식으로 풀어 나간다. '낭만자객'은 덜떨어진 자객들이 목숨 걸고 처녀 귀신의 한풀이에 나서는 코믹 무협극이다. '황산벌'을 제작하고 있는 씨네월드의 정승혜 이사는 "요즘 사극영화들은 역사의식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 "어려운 사극이 아니라 재미있는 사극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