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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인터뷰] 엔리케 메이렐레스 <브라질 중앙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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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의 고금리는 가히 살인적이다.


    콜금리는 연 26%지만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금리는 무려 80%를 넘나든다.


    기업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를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렵다.


    길거리에는 실업자와 부랑자들이 넘쳐나고 인심마저 사납다.


    대도시 외진 골목에는 마약중독자와 권총강도들이 득실대고 심지어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군대형 폭력조직'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단돈 1백달러를 얻기 위해서라면 청부살인도 불사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지난 1월 집권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인기는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른다.


    지지기반인 노동자 그룹에 개혁의 메스를 가하고 '비인기 품목'인 재정.통화 긴축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70%를 웃돌고 있다.


    이는 지난 98년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4백억달러가 넘는 구제금융을 지원받고도 지난해말 또 다시 IMF에 손을 벌리게 된데 따른 대중의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고금리는 과거 IMF가 우리나라에도 요구했듯이 개발도상국 경제구조개혁의 첫 걸음으로 이제 브라질 경제는 정부의 정책운용능력에 따라 선순환이냐 악순환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메이렐레스 중앙은행 총재는 7일 가진 한국경제와의 단독인터뷰에서 한때 미국 월가를 주름잡았던 금융인답게 거침없이 자신의 경제관과 위기대응 방안,룰라 정부의 국정아젠다 등을 쏟아냈다.



    -아무리 IMF의 처방이라고 해도 금리가 너무 높은 것 아닌가.


    고금리 후유증이 매우 심한 것 같다.


    "그런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 금리 수준은 갑자기 형성된 것이 아니다.


    이웃나라인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 여파에다 재정적자 확대,1999년 이후 지속된 경기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단시일 내 해소될 성질이 아니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통화 긴축정책을 지속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물가만 안정되면 금리는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이다.


    실제 지난달 콜금리를 0.5%포인트 내린 것도 물가가 하향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물가를 잡으려면 환율이 안정돼야 하고 선심성 정부지출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외채가 2천억달러가 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신뢰도 중요하다.


    IMF와 약속한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한국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 아니냐."


    -긴축 정책에 대해 집권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적 부담은 전혀 없나.


    "현 정부의 기본 방침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정책은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부양을 주장하는 이들이 없지 않지만 그렇다면 재정적자는 무엇으로 메워야 하나.


    건전한 재정을 유지해야 해외채권 발행과 외국인투자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


    -이른바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대다수 국가들이 포퓰리즘의 폐해를 겪었다.


    룰라 대통령 자신은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임금인상과 일자리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는 노동자들의 주장을 무분별하게 수용하면 인플레가 심화되고 성장률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은 다시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부자들에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겐 그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룰라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은 무엇인가.


    "일관성있는 정책기조를 통한 성장기반의 확충이다.


    경제가 계속 성장해야 고용을 창출해 실업자들을 구제할 수 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내년엔 3.5%,2005년엔 4%,룰라 정부 집권 마지막해인 2006년엔 한국처럼 고도성장을 구가할 준비를 갖출 것이다."


    -룰라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건 빈부격차 해소와 사회구조개혁은 어떻게 돼가나.


    "단순히 부자들을 때려잡는다고 빈부격차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저소득층의 경제기반을 육성하고 중산층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임금 생활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부유층에는 상속세와 재산세를 무겁게 매길 것이다.


    또 토지가 없는 농민들에게 경작할 토지를 나눠주고 농업부문에 대한 자금지원도 늘릴 계획이다."


    -노동개혁은 어떻게 돼가나.


    "노동비용 감축과 노조구조의 현대화가 초점이다.


    노동자의 의무적인 노조기부금을 폐지하고 과다한 노동조합 수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의회에서도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갑론을박이 심하다.


    하지만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견지해 나갈 계획이다."


    -룰라 정부의 지지층인 노동자들이 돌아서면 어쩔 것인가.


    "정부가 특정 계층을 위해 정책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다만 최근 공무원들의 연금을 대폭 삭감했듯이 사회 내 불균형을 바로잡는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브라질 노동단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나.


    "아직 확실하게 모르겠다.


    다만 우리는 역대 그 어떤 정권보다도 노동단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고 싶다.


    그러려면 고통을 분담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당신을 비롯해 룰라 정부의 주요 각료들이 이념적으로 다양한 편차를 보여주고 있는데.


    "집권당인 노동자당이 좌파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념보다는 브라질의 금융시스템 개선과 경쟁력 향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금융인일 뿐이다.


    마침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민주당과 집권 노동자당은 지난 15년 동안 사회복지 분야에서 협력한 경험을 갖고 있다.


    나를 비롯한 모든 각료들은 '특정 정파가 아니라 브라질을 위해 일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대통령이나 집권당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간섭하지는 않는가.


    "간섭은 불가능하다.


    정치성 구호가 담긴 주장은 듣지도 않을 것이다.


    더욱이 룰라 대통령은 최근 중앙은행의 완전한 독립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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