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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의전과 실리는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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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5년 5월 기자는 당시 이홍구 총리 등 정부 대표단과 함께 베이징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 총리와 리펑 중국 총리의 역사적인 첫 한·중 총리회담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베이징 도착부터 이 총리 일행을 대접하는 중국의 환대 분위기를 느낄수 있었다. 중국당국은 이 총리 일행이 베이징 시내를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를 통제했다. 예포가 울리는 가운데 이 총리는 인민해방군을 사열했다. 또 각국 원수급들이 묵는 조어대 18호각에 체류했다. 이 총리에 대한 극진한 환대는 중국의 고도 시안 방문과 신개발지로 망치질 소리가 한창인 푸둥(浦東)지역 등 상하이 방문 일정에서도 계속됐다. 이 총리를 수행한 정부 대표단은 한결같이 "중국의 극진한 환대에 놀랐다. 중국이 한국을 정말로 존중하는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당시 첫 총리회담에서는 양국간 군사교류 경제협력 등의 여러가지 정책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8년이 지났다. 기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첫 중국방문길을 동행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7일 오후 인민대회당 동문밖 천안문 광장에서 21발의 예포소리를 들으면서 인민해방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어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정상회담을 열었고 서대청에서 열린 국빈만찬 행사에 참석했다. 8년전과 같은 코스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국빈방문에 맞게 제대로 의전을 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중국은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과거 8년전 총리회담뿐만 아니라 그 사이 몇차례 정상 회담에서 논의된 안건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럴 듯한 합의후 실천이 뒤따르지 못했다면 '귀책사유'가 어느쪽에 있는지 제대로 봐야 한다. 의전상 환대에만 눈길을 주다보면 자칫 본질을 놓칠 수가 있다. 동북아 중심국이라는 용어에 시비를 걸었던 중국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베이징=허원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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